스타들 몸값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 스타들의 출연료에 대해 외주제작사들이 제동을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실 몇몇 톱스타들은 회당 2,000만원을 넘어서 1억원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부 단역 배우들은 5~10만원(1일 기준)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똑같은 드라마속에서 배우들의 개런티 차이는 1,000배~2,000배의 차이가 나기도 하는 것. 배우들의 이런 고액 개런티는 결국 드라마의 질을 점점 떨어뜨리게 되고, 급기야 드라마 외주제작사들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를 만들어 스타와 ‘몸값 전쟁’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과연 시청자들의 수요를 물리치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스타들의 몸값을 잡을 수 있을까.
최근 드라마 속 스타들의 몸값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들 중 웬만큼 인기 있는 스타들의 출연료는 대부분 회당 1,000만원 전후. 이들중 톱스타급에 속하는 고현정, 하지원, 에릭, 전도연 등은 회당 2,000만원을 넘고, 이밖에 일부 톱스타들은 1억원에 가까운 개런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용준 개런티 회당 1억원, 쉬쉬
스타들의 출연료는 불과 3년전까지만 하더라도 1,000만원대가 최고 수준이었다. 2003년 이영애가 대장금에 출연하면서 회당 1,000만원을 받아 화제가 됐던 것.
그 이후 송혜교와 김현주 등이 1,000만원대 개런티를 받았고, 이후 김희선이 ‘겨울연가’에서 회당 2,000만원, 고현정이 SBS ‘봄날’로 컴백하면서 회당 1,800만원+a를 받았고, 손예진이 SBS 드라마 연애시대를 통해 회당 2,500만원을 받았다.
스타들의 몸값이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급기야 일부 외주제작사에서는 에릭에게 회당 출연료 1억원를 제시하기도 했지만, 결국 성사는 안됐다. 그러나 MBC에서 방송 예정인 드라마 ‘태왕사신기’에 출연하는 배용준은 실제로 회당 1억원에 가까운 개런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우와 외주제작사는 다른 배우들의 캐스팅문제 등의 이유로 개런티에 대해 일체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 2,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톱스타들의 회당 개런티가 갑작스럽게 1억원까지 올라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일본의 한 투자자가 배용준을 보고 투자를 했기 때문에 배용준이 거액의 개런티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한정되어 있다. 그중에 스타들의 몸값에 30~50% 이상을 지출한다면, 나머지 돈으로 드라마 세트, 촬영 진행비, 스태프들의 인건비 등을 감당해야 한다. 이럴 경우 드라마의 완성도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연기자 총 1,700여명 이상
그렇다면, 방송사와 외주제작사들로부터 특급대우를 받는 일부 몇몇 배우들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얼마의 개런티를 받게 되는 걸까.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연기자는 약 1,700여명에 달하며, 이들중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방송 출연료 등급제를 기준으로 출연료를 받는다.
본지가 입수한 ‘탤런트 및 코미디언 출연료 기준표’는 18등급으로 분류되며, 이중 1~5등급은 아역배우, 6~18등급은 성인배우의 등급에 속한다. 보통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신인이 6등급. 6등급에 해당하는 배우의 출연료는 70분짜리 미니시리즈를 기준으로 했을때, 40만원이 조금 안된다. 등급이 높을수록 10~20만원씩 꾸준히 올라가며, 가장 상위등급인 18등급은 회당 160만원의 개런티를 받는다.
몇몇 톱스타들의 드라마 개런티가 총 드라마 제작비의 30~50%이상을 차지하게 될 경우, 조연 배우와 단역 배우들의 출연료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배역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드라마 속에서 어머니, 아버지, 형제, 자매, 삼촌, 이모 등의 주변 인물들이 자꾸 줄어드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
때문에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의 몸값차이도 작게는 수십배에서 몇천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보통 단역배우가 5만원~10원을 받고, 톱스타가 회당 1억원을 받을 경우에는 1,000~2,000배까지도 차이가 나게 된다.
배우들의 등급은 출연 횟수와 연기경력, 배우의 인기도에 따라 비례하며, 인기가 없거나 연기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신의 등급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인기 배우들은 ‘자유 계약’ 선호
그러나 이러한 방송 출연 등급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배우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조금이라도 인기있는 남녀 배우들은 소속사가 외주제작사와 직접 계약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한 연예계 관계자는 “신인이라면, 우선 얼굴을 알리고 연기를 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등급제에 따라 가장 낮은 등급의 개런티를 받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얼굴이 알려지고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다면, 등급제를 훨씬 뛰어 넘는 개런티를 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아마 일반인들이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배우는 중견 배우들까지 포함해서 등급에 해당하지 않는 ‘자유계약’ 상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스타들의 몸값이 말도 안되게 부풀려지자, 최근에는 스타들의 몸값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들도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외주제작경쟁으로 스타들의 몸값 올리기의 1등 공신으로 지적받고 있는 외주제작사들이 여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월 30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를 만들고, 스타들의 몸값을 내리고, 대신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과연, 이들의 움직임이 톱스타 몸값을 얼마나 떨어뜨릴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