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 제재 해제·신흥 아시아 투자 등 주목해야
2015년 한국 증시는 연초 ECB의 양적완화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가 지속된다는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기 회복보다 유동성 환경에 기반한 상승이었던 탓에 성장주(KOSDAQ, 중소형주)들의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이었다. 연 중반 이후 미 연준의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형성됨과 함께 증시는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했다.
올해 주요 이벤트로는 이란의 경제 제재 해제일 확정과 원유 공급 규모가 1월 중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재 해제 자체 보다는 향후 이란의 원유 공급 계획 규모가 국제 유가의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 존재한다.
중국의 전인대와 AIIB의 투자 활동 시작은 중국의 경기 안정화를 위한 재정 지출 확대 의지가 확인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들이 확인되는 전인대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AIIB의 공식 투자 업무 집행과 함께 신흥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미국의 대선도 11월 미국의 대선이 실시될 예정으로 공화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연준의 정책 자율성이 저해 되며, 매파적인 스탠스가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예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시 2015년 한국 증시를 되돌아보면 한해 동안 많은 이슈들이 존재했다. 연초 ECB 의 양적완화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가 지속된다는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단, 글로벌 경기의 의미 있는 회복보다 유동성 환경에 기반한 상승이었던 탓에 성장주(KOSDAQ, 중소형주)들의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강했으며, 미 연준의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형성됨과 함께 증시는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하고 말았다.
KOSPI를 중심으로 크게 4 국면 정도로 나누면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상승국면(1월 말~4월 말)이다. 연초 이후 국내 증시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4월 말 2173pt로 연중 고점을 달성했다. 연초 ECB의 양적완화가 결정되었고, 그리스 구제 금융 협상이 타결되면서 증시는 반등 구간에 진입했다. 3월 중국 전인대에서 재정 적자비중 확대 등을 통해 경기 부양적 스탠스를 가져갈 것임이 확인되면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완화됐다. 두 번째 하락국면(4월 말~8월 말)인데 여러가지 악재들이 중첩되며 국내 증시가 하락 추세를 진행했다. 그리스 디폴트 관련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도를 자극했고,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유가의 재급락 등도 지수의 조정 압력을 가중했다. 내부적으로는 급작스런 메르스 발병으로 인해 내수가 심각하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6월 나타난 중국 증시의 급락과 함께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세 번째로는 저점확인 및 반등(8월 말~10월 말) 국면이다. 8월 중국의 Caixin PMI의 급락, 9월 FOMC에 대한 우려 등 G2 관련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하면서 KOSPI는 1800pt 까지 하락했다.
이후 Trailing PBR 이 1배를 하회하는 극심한 저평가 상황에 진입하자 저가 메리트를 바탕으로 낙폭 과대주 중심의 반등 진행. 9월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되고 중국의 연이은 경기안정화 대책도 대외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반등 흐름은 10월까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는 대외 변수에 따른 박스권 등락(11월 이후~) 시기다. 10월 이후 유가의 하락과 12월 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한국의 수출 증감률 부진 심화 등이 부정적인 소재로작용하며 지수는 재차 조정 과정에 진입했다. FOMC 이후 강달러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반등을 보이고 있지만, 유가의 변동성에 연동되는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주요 이벤트는 시점 별로 정리했을 때 이란의 경제 제재 해제일(Implementation Day) 확정과 원유 공급 규모가 저유가 상황에서 하반기 이후 이란의 국제 원유시장 복귀 문제는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였다. 지난해 12월 15일 IAEA의 핵무기 개발 중단 확인이 있었고, 현재 후속 조치인 JCPOA의 검증이 진행 중에 있다.
검증이 마무리되면 이란 경제 제재가 끝나는 해제일이 도래하는데 당초 1월 초로 예정되었으나, 미국과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면서 이란 외무 장관이 1월 말까지는 해제 시점이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경제 제재 해제 결정 자체가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공급량 결정이 보다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월 이후 유가의 추가 하락이 이란 제재 해제 이슈를 반영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에 예상된 일 100만 베럴 수준의 원유 공급은 추가적인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회원국을 모집했던 AIIB 가 발족을 위한 지분율 확보에 성공하며 공식 발족을 선언했고,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투자 집행을 진행할 것으로 선언했다. AIIB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아시아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기 위한 기구임은 잘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 올해 예산에서 인프라 투자 관련 예산 비중을 확충하는 등, 보다 본격적인 인프라 투자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AIIB의 출범을 계기로 신흥 아시아 지역의 투자 증가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선도 올해 11월 8일 미국 대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직 각 당의 후보자는 결정되지 않았고, 현재 여론조사 상으로는 민주당에서 힐러리, 공화당에서는 트럼프가 후보자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 후보가 양당 공식 후보라는 가정하에 진행된 여론 조사에서는 아직까지 힐러리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선의 경우 한 국가의 경제 정책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사안이고, 그 국가가 미국인 만큼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필자가 해당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만약 공화당 측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공화당이 연준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3월 공화당 랜드폴 의원이 ‘Audit the Fed(연준 감사법안)’을 발의하고 하원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측은 절차가 모두 진행된다 해도 거부권을 이용해 일단 이를 막으려는 상황이지만 향후 공화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경우 연준 정책 결정의 자율성과 관련된 우려가 형성될 수 있다. 연준의 매파적인 정책 스탠스에 대한 우려로 연결되며 신흥국 증시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