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전문 연기자’란 오명을 쓰고 있는 탤런트 이소연이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그동안 새침하고, 도도한 연기를 해왔던 이소연은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복면달호’(감독 김상찬 제작 인앤인픽쳐스)에서 트로트 가수 차서연 역을 맡아 착한 여자를 연기한다. 이소연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오락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돼 어느 때보다 남다른 각오로 촬영에 임했다”며 이번 영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내비쳤다.
이 소연은 ‘복면달호’에서 트로트 가수 차서연을 연기했다. 차서연은 팔등신 몸매와 고운 외모, 착한 마음씨에도 불구하고 노래 실력만큼은 형편없는 가수로 나온다. 노래 못하는 이소연이 ‘딱’이었던 것. 실제로 감독은 첫 미팅 자리에서 가수 빅마마의 ‘체념’을 열창한 이소연을 차서연 역에 제격이라고 판단, 단번에 캐스팅했다.
“감독님이 노래연습을 절대로 하지 말라는 특별 지시까지 내렸어요.”
그러나 이소연은 노래실력만 음치였을 뿐 연기력은 신예답지 않은 노련미를 보여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고 한다.
서연은 인기스타가 되는 주인공 달호(차태현)에게 트로트의 참맛을 일깨워주는 인물. 이소연은 영화에서 차태현과 멜로라인을 형성, 진한 ‘뽕필(Feel)’에 어울리는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음치지만 트로트를 좋아하는 서연을 연기하기 위해 노래 연습도 많이 했어요. 제가 부른 ‘비 내리는 밤 떠난 당신’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감독과 미팅자리서 열창
이소연은 그야말로 ‘스타’다. 영화, 드라마, MC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동 중이다. 톱스타가 되기 위한 필수 코스라는 오락 프로그램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강수정 아나운서 대신 지난해 5월부터 KBS 해피선데이 ‘여걸식스’에 합류해 고정 팬이 부쩍 늘었다. 그의 연기 경력은 4년에 불과하다. 데뷔 무대는 2003년 MBC 베스트극장. 미니시리즈도 주말연속극도 아닌 단막극에 한 번 출연했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줬고 곧바로 영화 ‘스캔들’에 캐스팅됐다.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한류열풍의 주역인 배용준 파트너로 등장해 어리숙하면서도 귀여운 연기를 선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들어갔는데 2학년까지는 연기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3학년이 돼서부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죠. 그러다 영화 스캔들에서 주목을 받았고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게 됐어요.”
악역 전문 연기자(?)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 미니시리즈 데뷔작인 SBS ‘봄날’을 비롯해 ‘신입사원’, ‘결혼합시다’, ‘봄의 왈츠’ 등 인기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했다. 다만 아쉬운 건 ‘악역 전문 연기자’라는 오명(?)을 얻은 것.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라 차분한 역할이 마음에 들었지만 계속 악역만 맡아 힘들었어요. 물론 초보 연기자는 뭐든 해봐야 한다지만 순수하고 차분한 역할이 제게 맞는 건 사실이거든요.(웃음)”
그는 연기 외에도 재능이 많다. 첼로, 판소리, 기계체조 등 못하는 게 없다. 춤도 수준급이다. 2004년 영화 ‘깃’에 출연하면서 처음 탱고를 접했고, ‘여걸식스’에서 장기자랑으로 선보이기 위해 집중 훈련까지 받았다.
최근 이소연은 송일곤 감독과 열애설이 터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서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결혼 등에 관해서는 아직 아무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아요. 해야 할 일이 아직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요.”
이정민 com42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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