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내년 4·13 총선을 통해 우리 정치권엔 새로운 피가 얼마나 수혈될까. 여권에서 친박계를 중심으로 ‘김무성 대체재’를 찾는 차원에서 ‘거물급 정치신인’을 띄우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에 몸을 던져 기여할 ‘진실한 사람’을 대거 내세울 태세다. 이에 맞서 비박계를 이끄는 김무성 대표도 자기 사람들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여로 통로를 가동해 총선 출마자를 모집 중이다.
야권에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당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은 참신한 인물을 어느 정도 확보 하느냐에 승부수를 건 상태다.
인재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각 정파는 꼭 20년 전에 치러진 1996년 15대 총선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이끌었거나 이끌고 있는 정치인 가운데 상당수가 15대 총선 때 처음 금배지를 단 ‘동기생’들이다.
당시 여권은 신한국당(현 새누리당) 총재를 겸하고 있던 김영삼(YS) 대통령, 야권은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새정치국민연합을 창당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그늘에 있었다. 여기다 김종필(JP) 자민련 총재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틈새를 노리던 시기다.
YS는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해 인적 인프라 확대가 절대 필요했다. 이 때 신한국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인물의 면면은 화려하다. YS의 측근으로 청와대 민정수석과 내무부 차관을 지냈던 김무성 대표가 이 때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부산의 병원장이던 정의화 국회의장도 마찬가지다.
‘불운의 대권주자’였던 이회창 전 총리와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경남도지사, 이재오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15대 국회 동기생이다. 특히 YS는 당시 진보정당인 민중당 출신인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전 지사를 전격 영입하기도 했다. 여기다 박근혜 대통령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15대 임기 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데뷔했다.
DJ의 경우 1997년으로 예정된 네 번째 대통령 도전을 위해 외연확장이 필요했다. 지금 야권 지형개편의 최대 변수로 등장한 김한길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와 정세균·추미애 의원이 그 때 영입됐다. 작고한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재야 운동권의 대표로 들어갔다.
DJ 정부 말기에 ‘정풍운동’을 주도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하고 노무현 정부 출범에 앞장선 이른바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도 젊은 피로 수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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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