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BC 일등 공신
위기의 MBC 일등 공신
  • 이정민 
  • 입력 2007-03-14 11:48
  • 승인 2007.03.14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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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주몽’ 무엇을 남겼나

MBC TV 인기 월화드라마 ‘주몽’이 지난 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5월15일 첫 방송되며 10개월간 시청률 지존의 자리에 머물렀던 ‘주몽’은 비슷한 시점에 출발한 고구려 사극 가운데 시청률 면에서 선두를 지키며 고대사로 사극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몽’이 발굴한 최대 수확은 타이틀롤 송일국이다.

영화 ‘작업의 정석’, KBS 1TV 사극 ‘해신’ 등으로 가능성 있는 배우에 지나지 않았던 송일국은 ‘주몽’으로 일약 국민배우로 발돋움했다.

아버지를 모르고 자란 청년기, 권력 다툼으로 인한 출궁, 어머니의 참담한 죽음, 죽은 줄 알았던 아들과의 재회 등 숱한 장면을 통해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특히 송일국은 1년여의 촬영기간 동안 머리끝까지 진흙탕에 빠지는 장면을 대역 없이 연기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과 성실성으로 인품까지 갖춘 배우임을 증명했다.

송일국은 드라마 방영 전부터 “‘주몽’은 내 운명이다”라고 공언해왔다. 그의 말대로 이제는 ‘주몽’에 송일국 아닌 다른 사람을 대입시킬 수 없게 됐다.

송일국은 5일 열린 드라마 종방연에서 “끝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드라마에 참여한 많은 분들의 땀과 눈물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몽’은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고구려사를 다뤄 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냈다.

‘주몽’의 파상공세에 자극을 받은 경쟁 방송사들도 ‘연개소문’ ‘대조영’ 등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내보냈다. 현재 방송사들은 신라의 선덕여왕, 고구려 3대 대무신왕(무휼), 고조선의 단군 등 먼 옛날의 역사를 다루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몽’은 여러 가지 기록도 세웠다.

‘주몽’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마지막주까지 무려 34주 동안 전체 시청률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이는 2001년 KBS 1TV ‘태조 왕건’이 세운 29주 연속 1위 기록을 깬 것으로 국민 드라마로서 ‘주몽’의 입지를 가늠케 한다.

‘주몽’은 일일 최고시청률 50.6%를 넘어서며 ‘허준’ ‘태조 왕건’ ‘대장금’ ‘내 이름은 김삼순’에 이어 2000년 이후 전국시청률 50%를 넘어선 다섯 번째 드라마가 됐다.

전남 나주에 건립된 ‘주몽’의 세트장 부지는 자그마치 4만3,000평이며 건립 비용만 90억원에 이른다. 보조출연자 수는 3만 명이다. 촬영에 투입된 말은 5,000여 필. 150여 종 4,500여 벌의 의상을 만드는 데 쓰인 돈은 35억원이다. 결국 ‘주몽’을 만들기 위해 약 200억원이 소모된 셈이다. 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률은 세 배를 웃돈다. 나주 세트장을 보기 위해 65만 명의 관광객이 210억원을 썼고 520억원의 광고 수입을 올렸다.

‘주몽’을 브랜드화한 복분자 술, 쌀, 모바일 게임까지 합하면 수익은 더욱 늘어난다. 일본,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 팔려 770만 달러(72억원)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조만간 역대 최고 수출액(900만 달러)을 기록한 ‘대장금’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정민  com42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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