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미팅 행사 과잉경호 논란
내한하는 해외 인기스타들에게 특급대우를 해주는 것은 예의차원에서 보기가 좋다. 그 대우가 지나치다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달 22일 내한한 웬트워스 밀러가 다음날인 23일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팬미팅 행사를 가졌다. 취재진과 경호업체 관계자, 팬들로 로비는 북적북적댔다.
팬미팅에 참가한 팬 한 명이 팬미팅 장소에 있는 화장실을 가려고 하자 경호를 맡은 관계자가 이용할 수 없다며 아래층을 이용하라고 했다. 정중하게 대하는 태도에 팬은 아래로 내려갔다.
1층 로비 또한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는 상황. 한 사람의 팬미팅 행사, 그 사람으로 인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상황이 발생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은 “내한한 웬트워스 밀러가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 원수도 아닌데 굳이 통제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몇몇 사람들은 불쾌하지만 경호관계자들의 말에 순순히 따라줬다.
화장실을 이용하려 했던 그 팬이 급했다면 약간의 언성이 오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공동이용 할 수 있는 화장실을 통제 받아야 한다는 것이 기분 나쁠 수밖에 없다. 경호 관계자는 위에서 시켜서 그렇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제일모직 홍보관계자는 호텔측과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지만 당시 행사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제일모직 홍보팀에게 물어보라며 급히 전화를 끊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웬트워스 밀러 대기실이 화장실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보니 극성 팬들이 몰려 사고가 날 수도 있어 어쩔 수 없이 통제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일모직 심문보 과장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불편을 드리게 됐다. 소홀한 부분은 잘못했다. 안전 문제로 통제가 됐으니 이해를 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신라호텔 2층 다이너스티홀은 패션행사를 종종 개최한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 발디딜 틈이 없다. 이때는 화장실을 통제하지 않는다. 국내 내로라 하는 연예인이 참여를 한다. 이때도 경호 관계자들이 안전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팬미팅 행사를 가진 웬트워스 밀러 측은 2층 화장실을 이용했다. 그들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된다는 서비스 정신이 공동으로 이용해야 할 화장실을, 단지 내한한 한 사람으로 인해 통제를 받고 행사 관계자 및 취재진, 팬들이 불편을 겪어야 한다는 것은 소를 위해 대를 희생한 것과 마찬가지다.
팬미팅은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다. 이번 행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다 불편을 낳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스타가 팬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배려한다면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이정민 com42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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