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FA 191억 원의 통 큰 투자…야신 기대감 반영
정우람을 필두로 마운드 보강…벌떼야구로 진검승부
한화는 올해 스토브리그를 통해 김 감독의 대표 제자들을 집결시켜 김성근 사단 퍼즐을 완성했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꼴찌를 헤매던 팀 성적을 아쉬운 6위로 마무리해 새 시즌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이에 부흥하듯 구단의 통 큰 투자가 이뤄지면서 한화는 FA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했다.
우선 한화는 내부 FA인 김태균과 조인성을 각각 총액 84억 원과 10억 원에 계약해 전력누출을 막았다.
외부 FA시장에서도 정우람과 심수창을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특히 정우람은 역대 FA 불펜 투수 중 최고의 몸값을 경신했다. 4년간 총액 84억 원을 주고 데려왔다. 이 같은 파격적 대우는 “2016년에는 반드시 가을야구에 진출하겠다. 구단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한화는 외국인 ‘에이스’ 로저스에게 지극 정성으로 공을 들인 결과 일본 구단과 치열한 눈치작전 속에서 재계약에 성공했다. 또 두산에서 방출된 이재우까지 영입해 빈 곳을 채웠다.
성공적인 우승퍼즐
맞추기
주목할 점은 김 감독이 과거 SK를 이끌 때부터 함께한 야신의 후예가 셋으로 늘어나면서 당장 성적향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2013년 시즌 후 SK 간판 2루수였던 FA 정근우를 4년 총액 70억 원에 영입했고 2014 시즌 종류 뒤에는 SK를 거쳐 KIA에서 뛰던 송은범을 4년 32억 원에 데려왔다.
올해 정우람까지 가세하면서 선수들과 감독 사이의 유대감이 더욱 끈끈해졌다. 더욱이 이들 모두 김 감독의 지독한 훈련을 통해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김 감독에 대한 충성도 역시 높다.
마무리 캠프 훈련을 소화한 송은범은 “김성근 감독님은 나를 잘 아시는 분이다. 주문하시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 모두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정우람도 FA 계약 후 “김성근 감독님과 다시 한 번 야구를 하고 싶었다. 2016 시즌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내 야구 인생의 정점을 찍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야신 표 벌떼야구
본격 가등
김 감독은 시즌 내내 권혁, 박정진, 윤구진, 송창식으로 구성된 필승조로 승부를 걸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더욱이 이들 모두 무리한 일정을 소화한 덕에 결정적인 순위 다툼이 한창이던 후반기에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대대적인 투자로 마운드를 보강하면서 이제는 이들 안에서의 경쟁도 노려볼 만큼 여유로운 2016시즌을 맞게 됐다.
더욱이 한화는 지난달 26일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5순위로 베테랑 송신영을 데려왔다.
그는 3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5선발로 꾸준히 기용되며 전반기 12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관리만 잘 받는다면 여전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투수다.
이뿐만 아니라 준수한 선발 자원인 이태양이 복귀하고 2년차 김민우의 성장이 기대되면서 한화는 김성근표 벌떼야구로 6년의 암흑기를 탈출할 적기로 여기고 있다.
하향평준화에
하위팀 화색
이 때문에 김 감독의 전망 역시 쾌청하다. 김 감독은 하위권 팀들의 확실한 전력보강에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이미 내심 4강 이상의 성적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우승 후보라고? 그거야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거지”라며 성급한 기대감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오히려 그는 “이진영에 유한준까지 잡은 kt의 공격력이 어마어마하게 강해질 듯하다. 2016 시즌에 kt가 상당히 큰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팀에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들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항상 대비해야 한다”며 “1군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스토브리그를 거치면서 상위팀들의 전력 누수도 많았기 때문에 평준화 속에서 한화의 선두권 탈환은 근거 없는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박석민을 영입해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한 NC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넥센 역시 박병호, 유한준, 손승락, 엔디 벤헤켄을 잃었고 SK는 정상호, 정우람, 윤길현을 내주는 등 상위권 팀들 모두 주전들의 이탈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반면 야신의 한화는 보강된 마운드에 지난 시즌 잘 버텨준 김경언, 김태균, 최진행으로 이어진 중심 타선이 건재해 2015 시즌과는 또 다른 돌풍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물론 아직 기복이 심한 투수진과 부상으로 빈 곳이 눈에 보이지만 부임 첫 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김 감독에게는 명예를 회복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스프링캠프를 통한 한화의 변신에 팬들의 관심이 다시금 쏠리고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