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정부 묘한 궁합
대림산업-정부 묘한 궁합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5-12-14 09:51
  • 승인 2015.12.14 09:51
  • 호수 1128
  • 4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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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세 번이면 우연 아닌데… 밀월관계설 주목

[일요서울/이범희 기자] “우연이 세 번이면 그건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는 말이 있다. 최근 대림산업과 정부의 행보를 보면 이 명제가 딱 떨어진다. 대림산업이 눈에 띄는 사업안 발표를 하면 불과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정부 발표로 수혜기업이 된다. 업계에서도 처음에는 우스개로 한 두번은 겹칠수 있다는 반응이었지만 이제는 대림산업과 정부간 발표의 오묘한 타이밍을 두고 화들짝 놀라는 기색이다.


세종고속도로 최대 수혜사업자 선정 뒷말
미묘한 시간차 발표…호사가들 예의주시


정부가 사업비 6조7000억 원을 쏟아 부으며 건설하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계획의 최대 수혜자로 대림산업이 꼽힌다.
현재 대림산업이 사업을 하고 있거나, 하려는 현장과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관련성이 많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이 사운을 걸었다고 알려질 정도로 규모가 큰 매머드급(6800가구) 대단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대림산업이 분양 예정인 e편한세상 동탄, 대림산업이 유독 분양을 많이 한 경기도 광주시 일대, 대림산업이 첫 분양에 나서는 세종시, 대림산업이 향후 1~2년 안에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성남시 재개발 단지(5304가구) 등이 모두 서울~세종 고속도로 수혜지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미니신도시급 초대형 단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지구에 있는데, 대림산업이 대여금 4000억 원을 지출한 사업이다. 세종고속도로 발표 전까지 대림산업이 속병을 앓턴 곳이다.
대림산업은 서울~세종 고속도로 발표 하루 전날인 지난달 18일 세종시에서 사상 첫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공교롭게도 하루 뒤인 19일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발표 소식에 세종시 분양시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대림산업의 세종시 첫 분양 단지 역시 이 발표의 직접적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대림산업은 동탄2신도시의 남동탄 일대에서 e편한세상 동탄 분양도 준비 중인데 이 또한 서울~세종 고속도로 호재 영향 지역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5개월 내 분양률 50%, 잔여 물량 전세 임대를 달성하면 대여금과 건축비 회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선착순 계약 첫 날인 19일, 도로건설 뉴스로 최대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림산업은 과거 이명박 정권과 현 정권에서 잇따라 특별사면으로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에서 벗어났다. 관련 법령인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제27조(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에 의하면 부정당업자로 지정된 업자에게는 2년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입찰 참가자격을 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시기·질투 공존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 상반기 기준 대형 건설사 담합 과징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상위 20개 건설사 중 대림산업이 9건의 담합 위반 적발로 1265억9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하지만 지난 8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통해 대림산업을 포함한 48개 건설사들에게 관급공사 ‘입찰 참가 제한’을 풀어줬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2012년 이명박 정부시절에도 신년 특별사면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림산업이 정부와 그 어느때보다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준용 명예회장이 사회환원을 한 것을 두고도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앞서 이준용 명예회장은 지난 8월 17일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 자신의 재산을 전부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 명예회장의 개인 재산은 대림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포함한 대림산업 관련 비공개 주식 등 20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이 명예회장은 고(故) 이재준 전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세 경영인임에도 검소한 생활과 사회 공헌 활동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은 과거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 사고 때도 피해 복구와 유가족 성금으로 20억 원을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현재 대림산업의 경영을 맡고 있는 이해욱 부회장 등 그의 자녀 5남매도 할아버지인 이재준 전 명예회장이 남긴 현금 5억 원 전액을 불우 이웃 돕기에 보태 화제에 오른 바 있다.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최근 일부 대기업 내부의 경영권 다툼으로 재벌가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같은 재벌가의 선행에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딱 한 달이 지난 9월 17일 대림산업이 짓는 ‘1호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착공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인천 도화지구의 ‘뉴스테이’는 정부가 중산층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 지난 1월13일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방안’을 발표한 이후 처음 착공한 사업이다. 대림산업과 인천도시공사, 주택기금이 공동 투자해 총 2105세대를 공급하며, 지난 11일 입주자 선정을 마쳤고 오는 2018년 2월 입주가 시작된다. 
기업이 건설·임대하는 민간임대주택인 뉴스테이는 8년 동안 거주가 보장되고 임대료 인상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이사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천 도화동에서 열린  이날 착공식에서 “최근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고 세입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등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뉴스테이는 이러한 시장변화에 대응해 민간기업이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새로운 주거모델”이라고 밝혔다.
절묘한 타이밍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업계도 놀라는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운 때를 잘 타고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일수도 있다”면서도 “(다만)건설경기 악화상황에서 연이은 호재를 잘 만나는 것이 부럽다. 부동산 사업을 할때 대림을 따라해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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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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