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잘 사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흰쌀밥에 고깃국이 아니라 육류가 없더라도 제철과일과 산지 식재료들로 다양하게 만든 음식들이 식탁을 채워야 잘 사는 사람들의 식사가 됐다.
예전에는 어느 정도 배가 나오고 턱살이 붙으면 덕과 부를 갖춘 것으로 봤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런 모습을 게으름과 경제적 능력 부족으로 보며 날씬한 신체, 날렵해 보이는 턱선이 보여야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능력 있는 것으로 가늠하게 됐다.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병이 되기 전 우리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예방의학의 의미가 강하다. 부정거사(扶正祛邪)는 정기가 허한 틈을 타고 병이 된 것을 치료하며 정기를 북돋아 병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기본 치료 원칙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치료 원칙으로 잡고 있는 것 중 하나를 공개하려고 한다. 바로 등을 풀어야 속이 잘 살 수 있다. 우리 몸은 경추, 흉추, 요추, 천추로 구성된 척추가 기둥이 되며 뇌와 연결된 중추신경들이 척추강 속으로 지나간다. 또한 척추와 척추 사이로 신경가지들이 뻗어나와 장기, 눈코입귀, 손발 등으로 명령을 보낸다.
특히 등은 머리와 양팔을 굳게 잡아주는 승모근을 비롯한 다양한 근육들을 구성하고 있으며 척추 양옆으로 기립근들이 연결돼 척추 관절들을 잘 움직이도록 한다. 그중 승모근은 스트레스 근육, 옷걸이 근육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하는 일이 크다. 이는 운전을 많이 하거나 사무직으로 책상앞 생활이 길수록 근육의 긴장이 심해지므로 척추 건강을 버텨내는 제1 저항선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이 부위는 통증으로 생각하기보다 불편함 정도로 느껴 치료할 정도의 통증이 아니라고 무시하게 된다. 이 상태가 유지되다 보면 좀 더 편하게 자세를 취하기 위해 자세가 틀어지기 시작하며 근육 긴장도의 차이가 좌우상하로 발현돼 급기야 통증으로 이어진다. 실제 허리가 아파 내원한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면 해당 부위 호전과 더불어 다른 부위 통증이 척추를 따라 발현됐다. 결국 등 전체적으로 근육의 긴장과 약화가 있었다.
이에 척추가 틀어지면 턱관절 장애나 고관절, 무릎, 발목, 발바닥 통증까지 영향을 주므로 등의 건강 여부가 전신 근골격계 건강까지 좌우할 수 있다. 또한 전신의 양기(陽氣)를 총괄 조정하는 독맥(督脈)이 척추를 따라 아래에서 위로 지나간다. 척추 기립근 안팎으로 오장육부의 대표 혈자리를 지나가는 방광경락이 지나가면서 우리 몸을 지지해주므로 내장기능, 근골격계 이상이든 등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살펴 함께 치료하게 된다.
원내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한 부분이 아프고 위장, 자궁, 대장이든 내부 장기 어느 곳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목과 양 어깨 등 전체를 1차적으로 풀어내는 치료를 시행한다. 경우에 따라 통증이 심하거나 통증은 자각하지 못하지만 긴장이 심할 경우 심부발열거담요법이라는 2차 치료를 시행한 후 환자가 가장 호소하는 통증 부위를 치료한다. 등 쪽 에 1, 2차 치료를 진행한 여부에 따라 효과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 치료를 진행하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통증 부위가 나타나면 따라잡기 치료로 근원지를 찾아 진행할 수 있다.
이처럼 내원 환자들뿐 아니라 가정에서 평소 통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전혀 통증이 없는 건강한 체질인 사람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등관리치료인 건부항요법을 소개하려 한다. 우선 석션기와 다양한 크기의 부항컵을 준비한다. 상의를 탈의하고 엎드린 후 머리카락이 끝나는 부위 바로 아래의 목뼈부터 엉덩이가 시작되는 부위의 꼬리뼈까지 척추를 따라 부항컵을 대고 2~3회 석션을 가한 뒤 5분 정도 유지한 후 떼어낸다. 그다음 양 어깨부터 척추 양옆의 볼록한 기립근을 따라 엉덩이 근처 근육 부위까지 좌우 각 1줄씩 줄을 세워 부항컵을 대고 2~3회 석션을 가한 후 5분 뒤 떼어낸다. 또 부항이 닿지 않은 나머지 부위에 부항컵을 겹치지 않게 대고 석션을 가한 뒤 5분 후 떼어낸다. 단 개인에 따라 석션 강도를 조절해야 하며 매일, 격일 또는 주 2~3회 정도 하루 일과가 끝난 저녁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부항컵을 떼어낸 후 로션을 바르면 음압을 이용해 국소 순환을 촉진하고 근육긴장을 풀어줘 부항요법 후 생기는 간지럼증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피부가 약할 경우 3분 정도 부항컵을 부착해야 한다.
이는 해당 부위의 근육긴장 및 혈액순환 정체로 인한 통증, 불면증, 소화불량, 생리통, 변비, 복부 팽만감, 호흡시 불편감, 가슴 두근거림 등 다양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체력이 약하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은 한의사와 상의가 꼭 필요하다. 만약 사혈요법을 병행해 습부항으로 진행할 경우 감염 가능성이나 기혈순환을 어지럽힐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가람한의원 원장>
<정리=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
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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