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험지론’, ‘불출마론’ 봇물
여의도 ‘험지론’, ‘불출마론’ 봇물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5-12-07 10:52
  • 승인 2015.12.07 10:52
  • 호수 1127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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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4선의 호남 출신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야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야당이 아닌 여당에서 ‘험지론’과 ‘불출마론’ 논쟁을 재점화시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12월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산에 지역구를 둔 김무성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서울로 옮겨 출마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다.

김 의원은 “김 대표가 서울 출마에 준하는 결단 없이는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없다”며 자기희생을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전 대표에게도 서울 출마를 권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이노근 의원 의원 역시 텃밭에 출마하려는 당내 거물급 인사들을 ‘웰빙족’이라고 칭하며 ‘험지론’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전현직 거물급 인사들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데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만 몰리고 험지에는 인재가 빈약하다”며 “지금 새누리당의 취약점은 소위 ‘웰빙족’의 모습 아니냐”고 쓴소리를 보냈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2일 “당의 명령이라면 총선 승리를 위해 따라야 한다”고 호응했다.

비주류 김용태 의원의 이런 지적에 대해 김무성 당 대표는 2일 “내 지역구서 심판받겠다”며 서둘러 ‘험지출마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험지론은 일파만파로 커질 전망이다. 김 의원이 김 대표 ‘험지론’은 다분히 T/K와 서울 강남 지역 등 ‘여권 우세 지역’에 출마하려는 ‘청와대 참모진’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런 분위기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험지론’의 대상에 오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종로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지만 당내 여론은 크게 우호적이지 않다. 오히려 정몽준 전 대표가 출마하려다 접은 안철수 노원병지역에 출마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종로는 박진 전 의원이 원외인사로 있으면서 갈고 닦은 지역으로 양보론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 역시 ‘험지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미 전남 순창 3선 의원인 이강래 전 의원의 경우 서울 서대문을 정두언 의원 지역에 도전을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노원병 출마’를 고수하고 있지만 정국 상황에 따라 ‘부산 차출론’이 재부상할 수 있다. 야당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문재인 대표다. 문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를 포기하고 안 의원과 함께 부산 출마를 종용받고 있다. 문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아직 최종 확정된 바는 없는 상황이다.

세종시 이해찬 의원 역시 ‘비주류’로부터 ‘백의종군’을 요구받고 있지만 20대 총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해찬 의원실에서는 야권 일각에서 나오는 불출마 제안 관련 “세종시 주민들이 6선의 중진급 의원을 대체할 중량감 있는 후보가 있다면 백의종군해도 된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대안 없이 불출마할 경우 의석수 하나 여당에게 빼앗기는 격”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험지론’, ‘불출마론’은 여야 모두 나오고 있지만 아직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움직이질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김상곤 불출마 후폭풍은 미약한 상황이다. 그러나 역대 통상 총선에서 ‘현역 물갈이’ 비율이 최소 30%에서 최대 40%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추가 불출선언이 이어질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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