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현장리더십의 아이콘, 정몽구 회장
[인/물/탐/구] 현장리더십의 아이콘, 정몽구 회장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12-07 10:40
  • 승인 2015.12.07 10:40
  • 호수 1127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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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경제 위기 해법 찾나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각국의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 명을 소집한다. 정 회장은 전략회의를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를 벗어날 해법을 찾을 전망이다. 목표 판매량 달성 미달, 신흥국 판매 부진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 소식과 함께 정 회장의 현장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매일 본사로 출근해 직접 업무를 챙기고, 수시로 현장 점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소집
팔순 바라보는 나이…현장 수시 점검 긴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해외법인장을 불러모아 지역별 판매 실적을 보고받고 사업계획을 논의해왔다. 이번 해외법인장 회의도 올 한 해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생산·판매 전략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해외법인장 회의를 앞두고는 유난히 긴장감이 돈다. 목표 판매 달성 미달과 신흥국 판매 부진, 경쟁 심화 환경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감소한 645만여 대를 판매했다. 지난 10월까지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으로 연말까지의 판매량을 감안해서 볼 때 올해 사업계획 목표였던 820만대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통상 11월과 12월에 글로벌 판매가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량은 800만대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본 업체들의 강력한 판촉 공세와 신흥시장 경기침체, 중국 토종 업체들의 저가 공세 등 외부 환경 요인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경기 침체,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판매 여건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현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을 강조할 전망이다.

또 새롭게 출시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내년 출시할 신차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브랜드 활로 모색과 해외판매 확대를 독려하는 것이다.

빠른 결정·대처 탁월

현대자동차그룹은 “외부 경영환경이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진행되는 해외법인장 회의인 만큼 판매 확대방안과 엔저 환율 대응, 신흥시장 침체 대응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위기의식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만 긍정적인 시선도 많다. 정몽구 회장의 현장 리더십이 이룬 성과도 많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판매 목표량은 달성하기 어렵지만 올해 판매량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1월 양사는 내수 시장에서 각각 6만5166대, 5만31대를 판매해 동반 상승곡선을 그렸다.

해외에서는 각각 38만6672대, 23만 627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9%, 6.8% 늘어난 수치다.

내수시장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쏘나타가 총 1만328대가 판매(하이브리드 모델 915대 포함)됐고, 아반떼는 1만119대(구형 모델 19대 포함)가 판매됐다.

기아차는 19년 만에 월간 내수 판매 5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1996년 12월 이후 19년 만에 5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시장에서도 역대 11월 판매고를 경신했다. 현대차는 11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늘어난 6만7대를 판매했고, 기아차도 1.4% 증가한 4만5553대를 팔았다.

이는 하반기에 출시된 신차와 공격적인 판촉전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쏘나타(하이브리드 포함), 그랜저(하이브리드 포함) 등 주요 8개 차종에 대한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실시했다. 기아차는 초저리 할부를 선보인 바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정몽구 회장의 현장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1938년 3월생으로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오전 6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로 출근해 업무를 직접 챙기고 있다. 또 발표회나 주요 행사에도 참석해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시로 헬기를 타고 연구개발기지를 방문한다. 최근에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현대차 연구개발기지인 남양연구소에 헬기를 타고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연구진으로부터 신차 개발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기아차 직원들은 일과 중 헬기 소리에 익숙하다. 정 회장이 또 어느 현장에 찾아간다고 짐작하는 것이다.

정 회장의 현장리더십은 인사 스타일에서도 나타난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12월 말 정기인사를 제외하고도 수시로 인사를 단행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중국담당 수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토종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밀려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자 즉각 대처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직접 업무를 챙기고, 부서장의 면면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수장 교체란 반격 결정도 빠르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에게 대충 둘러대는 보고를 하면 박살이 난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정 회장은 주요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 반드시 해당 사안에 대한 확인 과정을 거쳐 후속처리도 꼼꼼히 해야 한다는 후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오너 중 정 회장처럼 매일 새벽에 출근하는 총수는 드물 것”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의 빠른 의사 결정과 대처가 가능한 배경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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