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이사장·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학생 교수 등이 단식·천막농성을 이어온 동국대 사태가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며 돌파구는 찾았지만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회는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이사회를 마친 뒤 “현 이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전원 사퇴한다”라는 뜻을 밝혔다.
이사회 측은 “학생과 교수, 직원과 동문은 즉시 단식과 농성을 그만두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란다”며 “만약 그러하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는 무효로 한다”라고 조건을 덧붙였다.
앞서 동국대 이사회는 지난 2월과 5월 일면 스님과 보광 스님을 각각 이사장과 총장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종단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논문 표절 논란이 있었던 보광 스님이 총장에 선임되고 사찰에서 문화재를 절도한 의혹 등이 불거진 일면 스님이 이사장에 선임되자 이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천막농성 시작했다.
특히 부총학생회장 김건중 씨는 지난 10월 15일부터 50일간 대학본부 앞에서 단식을 이어 왔지만 지난 3일 오전 건강이 악화돼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동국대 교수 2명도 20일 넘게 단식을 하면서 전격 이사진 사퇴 발표로 이어졌다.
이사회는 법인 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임원을 선임하고 이사회를 새로 구성했다.
하지만 이사장과 함께 퇴진 요구를 받아 온 총장 보광 스님은 거취를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이사장과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투신을 예고했던 최장훈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이사회 사퇴 발표 직후 무사 복귀해 “보광 스님 총장 사퇴하셔야 됩니다. 그건 변함없습니다. 조속히 사퇴하시고, 학교 발전에 다른 위치에서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동국대 비대위 관계자는 이사 전원 사퇴를 일단 의미 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동국대 학내 분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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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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