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MLB) 도전 붐이 이어지면서 누가 미국 진출에 성공할지를 놓고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포스팅을 신청한 손아섭(롯데)이 불발되면서 KBO 및 롯데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이를 배제하더라도 최대 5명까지 빅 리그 진출을 바라볼 수 있어 선수마다의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손아섭 포스팅에 관심을 나타냈던 롯데 구단과 KBO는 지난 24일 포스팅에 응한 구단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을 전달받아 충격에 휩싸였다.
포스팅은 비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선수가 구단의 동의를 얻어 메이저리그 팀에 이적할 수 있는 제도로 가장 높은 이적료를 제시한 구단이 해당 선수 영입을 위한 우선 협상권을 얻는다.
당초 손아섭에 대해 500만~600만 달러선에서 포스팅 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진출사실을 늦게 알렸고 이른 포스팅 신청으로 미쳐 빅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손아섭을 제대로 살펴볼 틈이 없었다는 데서 이유를 찾았다.
올해는 박병호가 1285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확인하고 미네소타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프로야구의 포스팅 진출은 여전히 큰 벽에 가로막혀 있다.
실제 손아섭 이전에 9명이 포스팅에 참가했지만 류현진과 강정호 등 단 두 명만이 포스팅을 통해 미국무대에 진출했다. 지난해의 경우 KIA 양현종은 소속구단이 낮은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됐고 SK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와 협상을 벌이다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롯데는 손아섭의 무산으로 황재균의 포스팅 절차에 들어갔다. 다만 황재균도 손아섭과 비슷한 사례여서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상태의 진출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주변에서는 황재균이 1년 뒤 FA자격으로 진출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반해 올해 FA자격을 얻게 되는 김현수는 한결 편안한 모습이다. 이미 시즌 전부터 FA최대어로 떠오른 그는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프리미어 12 우승, 대회 MVP라는 보너스까지 더해져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일단 원 소속팀인 두산은 김현수를 붙잡기 위해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프리미어 12를 치르면서 메이저리그 도전에 눈을 돌렸다. 다만 그는 ‘적절한 조건’이라는 단서를 달아 무조건적인 진출보다 출전 기회가 보장될 때 시도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더욱이 김현수는 KBO 잔류 가능성도 남겨둬 다음달 6일부터 2016년 1월 15일까지는 모든 KBO구단 과 교섭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와 오승환도 메이저리구 구단들이 꾸준히 지켜봐온 선수들이어서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최근 올해 MLB FA들과 미국 진출을 노리는 해외 선수들을 망라한 랭킹을 발표했다. 저명한 야구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이 꼽은 191명 가운데 박병호는 전체 24위, 이대호는 29위, 오승환은 4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야후 스포츠는 이대호에 대해 “말 그대로 거인인 이대호의 힘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일본에서 올해 31홈런을 때렸고 나이가 33세지만 포스팅 비용이 없어 다년 계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에 대해서는 “한국의 미리아노 리베라라는 소개와 함께 2년 동안 일본을 정복한 그는 불펜에 도움이 필요한 팀과 은밀히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아직 MLB 구단 단장 등 실무자들이 모이는 윈터 미팅 등이 열리기 전이고 본격적인 스토브 리그가 아직 개막하지 않은 상황이라 외부 선수에 대한 관심 역시 달궈지지 않은 분위기라며 손아섭, 황재균 등 포스팅을 신청해야 하는 선수들과 달리 FA 신분 선수들은 구단들에게 기량을 피력할 여유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FA 선수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한 가운데 꾸준히 보고서가 올라갔다는 점에서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전해 과연 누가 MLB 도전의 꿈을 이룰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