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만 원 시대 연 ‘오뚜기’
주가 100만 원 시대 연 ‘오뚜기’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5-11-30 09:57
  • 승인 2015.11.30 09:57
  • 호수 1126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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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태호·영준 부자 함께 ‘가격에 고급화 더해진다’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종합식품기업 오뚜기(회장 함영준)가 주가 100만 원 시대를 열었다. 함영준 회장이 아버지 함태호 명예회장에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선 지 불과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1994년 상장한 후 사상 처음이다. 오뚜기는 지난 26일 기준 시가 총액 3조6395억 원으로 10년 새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순위는 2005년 179위에서 올해는 69위로 11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오뚜기는  워낙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국내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알짜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안정적 점유율과 가정 간편식 성장성 매력
2세 경영 안착…저조한 수출 실적은 약점

오뚜기 주가는 26일 오후 3시반 현재 10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뚜기 주가는 2012년 초만 해도 13만~15만 원대를 오가는 수준이었다.

꾸준한 실적이 나오는 음식료 중 대표주인 오뚜기는 올해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오뚜기 주가는 8월 접어들면서 수직상승했다. 급기야 8월 6일에는 100만 원을 돌파했으며 10일 장중 한때 146만6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잠시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여전히 100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 1등 브랜드
제품 수효만 26개

오뚜기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집밥’ 열풍이 불고 있는 분위기에서 가정간편식 제품에 가격 경쟁력을 더했다는 점이다.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저가 가정간편식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가정간편식시장 성장과 함께 오뚜기가 지닌 저가 경쟁력이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뚜기는 ‘3분카레’ ‘3분짜장’ 등 3분 시리즈로 가정간편식시장에서 전통강자로도 통한다.

여기에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조3000억 원에 이른다
주력 제품이 워낙 다양하다는 점도 오뚜기의 강점이다. 오뚜기가 보유한 국내 시장 1등 브랜드 숫자만 26개. 가정간편식 제품 외에도 라면, 케첩이나 당면, 마요네즈, 김치, 즉석밥, 참기름, 식용유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또 다른 원동력은 ‘면류'다. 오뚜기의 2011년 점유율은 10%(AC닐슨)로 3위였으나 2012년에는 12.6%를 기록, 삼양식품(11.9%)에 앞섰다. 2013년에는 류현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 2위 자리(16.4%)를 굳혔다. 이어 지난해에는 1위인 농심의 점유율을 일부 빼앗으며 20.2%까지 무섭게 상승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으로 출시된 진짜장 영향으로 면류제품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진짜장에 이어 올해 4분기에도 진짬뽕의 영향으로 면제품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035억 원, 영업이익 294억 원, 순이익 329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62%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97%, 15.63% 씩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는 각 영업부문의 고른 성장에서 비롯됐다. 오뚜기의 영업부문은 건조식품류, 양념소스류, 유지류, 면제품류, 농수산 가공품류, 기타 등으로 나뉜다.

2010년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의 아들 함영준 회장이 취임했다. 함 회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오뚜기는 전통차와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드는 등 변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다만 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기업은 아니지만 총수일가 지분이 20%가 넘는 비상장 계열사가 7곳에 달해 잠재적 규제 리스크가 없지 않다. 함태호 오뚜기그룹 명예회장과 아들 함영준 회장 등 총수일가가 지분 35.6%를 보유한 주력 계열사 오뚜기라면은 지난해 매출 4716억 원 중 내부거래 금액이 4694억 원으로 99.5%에 달했다. 그 외에도 상미식품(98.2%) 알디에스(92.1%) 오뚜기제유(82.1%) 오뚜기SF(64.2%) 등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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