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 시 고개를 숙인 채 IT 기기를 사용하는 습관이나 근무 중 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인한 피로 등 우리 주변에 목 건강을 위협하는 많은 요인이 존재한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추위가 찾아오면서 신체의 열 발산을 막기 위해 목 근육을 움츠리게 된다. 이로 인해 자율신경계 조절 기능이 저하돼 통증에 더욱 민감하게 만든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목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환경에 노출돼 있어 항상 목 통증을 느낀다. 간혹 심한 통증의 경우 목 디스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판단으로 과잉치료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목은 목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해 신경근이나 척수를 압박하는 목 디스크 증상과 유사해 혼동되는 질환들이 여럿 있다.
근막동통증후군이 가장 대표적인 유사 질환이다. 근막조직의 염증이나 근육세포 내 칼슘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졌을 때 생기는 만성통증을 말하며 주로 어깨와 승모근 부위에 많이 발생한다.
일단 근막동통증후군이 나타날 경우 통증 유발점에 대사산물이 집중적으로 누적되면서 점차 주변 혈관을 압박해 혈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이로 인해 척수와 연결된 신경섬유까지 영향을 미쳐 뒷목 부근에 ‘연관통증(referred pain·국소적인 병변이 그 부위와 떨어진 피부 표면에 통증이나 감각 과민을 야기하는 현상)’을 일으키는데 어깨와 목의 경직과 통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목 디스크 증상과 유사한 양상으로 커진다.
근막통증은 머리를 전후로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기며 운동장애가 관찰되는 목 디스크와 달리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디스크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가만히 있어도 간헐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반면 근막동통증후군은 통증 부위를 눌렀을 때 압통과 함께 국소적인 경련이 동반되기도 한다.
근막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자세 교정을 하는 것이 좋다. 책상의 높이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는데 컴퓨터 모니터와 눈이 수평이 되는 높이가 적당하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하고 허리는 등받이에 밀착시켜야 하며 다리를 꼬거나 책상에 팔을 대고 손으로 턱을 받치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또 습관적인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스트레칭은 근육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 주므로 근막동통 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목 디스크와 헷갈리는 질환으로 경추관협착증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노화로 인해 경추관을 지나가는 신경통로가 좁아지면서 생긴다. 목 디스크가 통증과 감각이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데 반해 협착증은 진행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다. 이는 초기에 목 부위에만 통증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다가 점차 어깨, 양팔, 허벅지 등으로 번지며 물건을 갑자기 놓친다거나 단추를 푸는 동작이 어려워지는 근력저하 현상도 동반된다.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후종인대골화증도 목 디스크와 통증 양상이 아주 유사하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목뼈를 지지하는 뒷부분의 인대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석회화되면서 척수를 누르는 질환을 말한다. 현재 후종인대골화증은 아직까지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이 취약한 경향을 보이며 유전적 요소가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서 골화성병변을 감별할 수 있고 컴퓨터 단층촬영을 이용하면 골화된 종괴의 모양과 크기, 척추관의 협착 여부와 신경압박 정도를 관찰하는 데 용이하다.
이 외에도 경추의 통증과 운동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에는 단순 근육통을 비롯해 내과나 치과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목 디스크로 섣부르게 자가 판단하지 말고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병명을 찾아내고 치료를 받는 것이 오진과 과잉진료를 줄이는 방법이다.
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