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청원 ‘집사’와 맞대결 범친박 ‘난색’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안대희 전 대법관이 새누리당으로 20대 총선 출마를 하겠다고 사실상 공식 선언했다. 안 전 대법관은 25일 부산 한 강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 선대위에서 선거를 도왔고 총리 후보로까지 추천되지 않았느냐”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나 안 전 대법관은 출마 지역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지역을 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내달 예비후보(12월15일) 등록일을 전후로 출마할 지역구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현재 안 전 대법관의 출마가 유력한 곳은 해운대 지역구다. 안 전 대법관이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해운대와 인연을 맺었고 5년 전까지 부모가 해운대에 거주하기도 했다. 현재 해운대 지역은 기장군갑/을로 나뉘어 있는데 향후 선거구 획정결과에 따라 새로운 지역구가 생길 공산이 높아 여권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이 해운대 지역으로 출마할 경우 검찰 재직 때 국회의원 40명 이상을 기소해 ‘국민검사’로 알려질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 경쟁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안 전 대법관이 기장갑으로 출마할 경우 서청원 최고의 최측근이자 ‘집사’로 알려진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과 대결이 불가피하다.
이에 서 최고를 비롯해 범친박계에서는 해운대보다 용산 지역구 출마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용산은 진영 의원의 지역구로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지만 ‘항명파동’을 겪으면서 친박 계 내에서는 ‘공적’ 1호‘로 찍힌 인물이다. 결국 친박 내에서는 검찰 내 ‘칼잡이‘로 유명한 안 전 대법관이 진 의원을 잡기에 적합하다는 ‘자객론‘을 내세워 용산 출마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안 전 대법관의 변호사 사무실도 용산에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법관은 진 의원과 평소 친분이 깊은 사이로 알려져 용산 출마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 의원이 경기고-서울대 5년 선배인 데다 두 사람은 17회 사시 동기생이다. 이런 관계로 인해 안 전 대법관은 막판까지 고심하다 해운대 출마를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여권에 정통한 한 인사는 “안 전 대법관이 관료 출신이다 보니 정치적 융통성은 좀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단순히 국회의원 한 번 하려고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친박 대권 주자로 나설 기회에 출발부터 친박과 갈등을 빚기보다는 범친박계의 지원 속에 용산으로 가는 게 나중에 대권가도에 도움이 될 텐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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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