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헐값 매각·횡령’ 의혹 YMCA 임원 檢 고발
경기 고양시(시장 최성)가 서울YMCA에 용도변경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지 11월 23일자 보도) 용도변경 직후 서울YMCA 측이 일산동구 풍동 애니골 번영회 측에 준 3억 원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기독교 시민단체인 서울YMCA가 지역상인들이 만든 번영회에 3억 원을 준 것은 명백한 배임(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하거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에 해당된다며 현직 감사 등은 검찰에 고발했고, 지역 시민단체인 맑은 고양 만들기 시민연대(상임대표 조대원 지역경제진흥원장)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고양시는 지난해 3월 김모(71)씨가 서울YMCA로부터 174억 원에 매입한 청소년수련시설(2만3187㎡)에 대해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을 해제하고 주택이나 식당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자동차운전면허학원을 운영하던 김 씨가 이 부지를 매입하면서 애니골 상인회 측은 “식당가에 자동차운전면허학원이 말이 안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거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서울YMCA 측이 김씨의 부지가 용도변경이 된 직 후인 4월에 3억 원을 마을발전기금 형식으로 준 뒤 이같은 민원은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이들 두고 서울YMCA 심규성 감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도변경이 이뤄졌고 직후에 기부금을 낸 점 등으로 미뤄 이 돈이 정치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 돈을 왜 줬고 어떻게 썼는지 등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낸 상태”라고 말했다.
심 감사는 “기독교단체인 서울YMCA가 애니골 번영회에 특별한 명분도 없이 3억 원이라는 큰 돈을 낸 것은 명백한 배임”이라고 덧붙였다.
애니골 번영회 측은 “김씨가 부지를 매입할 당시 대규모 공사에 따른 도로파손과 영업피해 등 향후를 대비해 보상차원에서 발전기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며 “이 돈은 애니골 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으며 공원 조성 등에 남은 돈이 쓰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 시민단체인 맑은 고양 만들기 시민연대는 ‘일산 풍동 YMCA 청소년수련원 용도변경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Y특위)를 출범시켰다. 정연숙 사무국장은 “국내 대표적 기독교청년봉사단체인 서울YMCA가 언론인이었던 종석 유광렬 선생으로부터 기증받은 부동산을 헐값에 편법 매각하고 일부 임원들이 수백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된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교훈”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골프연습장 직권취소(職權取消)와 관련해 서울YMCA 측의 행정소송 취하와 맞물린 용도변경 의혹과 용도변경 후 재차 용도완화 요청과 함께 고양시에 200억 원을 요구한 공문서, 서울YMCA 용도변경 예산으로 책정된 65억 원의 사용처와 이 가운데 애니골 번영회 측에 준 3억 원에 대한 의혹 등을 부동산 및 자산관리 전문가와 함께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직원 급여·보험료 등 체불
서울YMCA는 각 지회의 수익프로그램과 소유건물 임대료 등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난 3월부터 직원 급여와 상여금 및 4대 보험료를 체불하며 재정난에 빠졌다. 고양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양국제청소년문화센터 건립 계획도 건축비 부족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YMCA는 일산청소년수련관부지 12만4200㎥ 가운데 7만여㎥를 매각해, 매각대금으로 남은 부지에 고양국제청소년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해왔다. 고양국제청소년문화센터는 420억 원을 들여 5만3천여㎥에 378실 규모의 유스호스텔과 스포츠센터, 교육문화시설 등 종합청소년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고양국제청소년문화센터 건립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송승환 기자 songwin@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