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앞. 국내 첫 고급택시 '카카오택시 블랙'을 호출하자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을 제외하면 일반 승용차와 외관상 차이를 구분하기 힘든 독일제 벤츠 E300 차량이 7분 만에 도착했다.
일반 택시는 승객이 '알아서' 타야 하지만 ‘카카오택시 블랙’은 승무원(Professional Driver)이 내려 차량흐름을 살피며 탑승을 도왔다. 특히 깔끔하게 제복을 갖춰 입은 승무원이 '말하지 않아도' 승객의 짐을 받아들고 차량의 문을 열어주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승객을 대하는 서비스는 안정적이면서 선을 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서울 중구 충무로 남산스퀘어까지 이동하는 동안 과속·급정거·급회전·신호위반 등도 하지 않았다. 대화는 단지 운행과 관련된 것뿐, 불필요한 대화시도로 귀찮게 하지 않았다.
카카오택시 관계자는 “승무원 200명 모두 이 같은 전문 기사교육을 수료한 후 투입됐다”며 “ 특히 승무원 상당수가 호텔·리조트 등 고급 서비스업 출신이라 의전 등 서비스 면에서 일반 택시 대비 경쟁력이 높을 뿐 아니라 영어 등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인력도 상당수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이런 경쟁력을 토대로 기업 의전이나 개인 이벤트(결혼·데이트)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실제 이날 만난 승무원 A씨에게 고객층에 대해 질문하니 "접대가 필요한 중소기업 바이어, 기념일을 맞아 이벤트를 하는 연인, 결혼 당일 믿을만한 교통수단을 찾는 신혼부부 등을 주로 태웠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장에 가는 수험생을 태우기도 했다고 한다.
A씨는 "일반택시보다 비용은 비싸지만, 서비스를 받은 후 흡족해하는 승객들이 많았다"면서 "기사를 두기 힘든 중소기업이나 한국어에 낯선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영업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기본요금이 모범택시 5000원(3㎞)보다 60% 비싼 8000원이다. 예를 들어 서울 종각에서 여의도까지 이동하면 요금이 2만6200원으로 모범택시(1만6200원)나 일반택시(1만500원)보다 2배가량 비싸다.
카카오택시 블랙의 수요는 아직까지는 적은 편이다. A씨는 "하루 5~6명 정도 태운다. 홍보가 잘 안 돼서인지 아직은 대기하는 시간이 많다"며 "운행은 주로 서울 도심과 강남권에서 이뤄진다. 회사에서도 주로 도심에 있으라고 안내한다"고 했다.
한편 카카오택시는 국내 첫 고급택시로서 벤츠 E클래스와 렉서스 등 3000㏄급 외제차 100대(승무원 200명)로 운영되고 있다. 연말까지 200대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수요 부족과 차량 수급 문제가 뒤따라 실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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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