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고집하는 김무성 비례대표 출마설 진상 추적
‘영도’고집하는 김무성 비례대표 출마설 진상 추적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5-11-23 13:52
  • 승인 2015.11.23 13:52
  • 호수 1125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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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180석 이상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대권가도는 첩첩산중이다. 당장 내년 총선은 김 대표의 정치적 생명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대표는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돌아온 왕의 남자’ 유기준 의원과 경선을 치를 공산도 높다. 또한 친박 비박 간 대결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문재인 대표와 대권 전초전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 주자로서 전국을 누비기에는 힘들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대표 일부 참모들사이에선 19대 총선에서 박 대통령처럼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고 지역구에서 벗어나 전국 순회를 통한 차기 대권 주자로서 대중성을 확보하고 전국 조직을 확실하게 챙기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 친박 비박 대결 피해 전국 순회 대권 입지 굳히기
- 일부선 “소나기 온다고 피한다면 리더 될 수 있나”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자신감에 차 있다. 최근 지역신문사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180석이 목표”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하고 “문재인 안철수 누구든 부산에 출마해도 자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당 위기설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문재인 안철수 부산 출마설’이 본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야당 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총선이 임박하면서 부산 내 야당 출마자나 지지자들이 두 인사의 부산 출마를 강력하게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1일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위워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와 같은 부산 출신들이 어려운 지역에 와서 힘든 싸움을 감당해주는 게 좋겠다”고 재차 부산 출마를 종용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표의 부산 영도구 출마에 ‘불리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반면에 문 대표가 맞서 싸우면 김 대표가 쉽게 방심할 수 없고 김 대표를 영도에 묶어두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평했다.

야권, ‘서부산찍고
동부산넘어 중부산까지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부산 출마에 부정적인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가능성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야당 당원들이라든지 지지자들 또 부산 지역의 많은 시민들이 안 의원의 부산 출마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요청을 하고 부탁을 하면 생각이 바뀔 수 있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여기에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까지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부산 전체가 요동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19대 총선 당시 야당은 부산 공략으로 ‘문재인-문성근-김정길’ 라인이 서부산을 중심으로 야권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김상곤 혁신위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문 대표가 김 대표가 있는 영도구에 출마할 것을 종용했고 문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안 의원 역시 해운대 출마를 통해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동부산을 담당하고 김영춘 부산시당 위원장이 중부산에서 역투하는 부산공략 그림을 그린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 영도구’ 출마를 고집하는 김 대표도 지역구 출마에 연연하기보다는 비례대표로 선회해 내년 총선을 총지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일부 김 대표 참모들 사이에서 논의됐다. 또한 김 대표의 부산 영도 지역구가 인구하한선에 걸려 있어 인접한 ‘친박’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지역구와 합쳐질 가능성도 높다. 이럴 경우 본선은 둘째치고 경선에서 비박 대 친박 나아가 김무성 대 박근혜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경우 상당한 정치적 부담감을 껴안아야 한다.

설령 영도구와 서구가 합구되지 않고 정의화 국회의장(중동) 지역구가 유 전 장관과 김 대표 지역구로 갈라질 경우에도 ‘정의화 대 김무성 대 유기준’이라는 경선에서 큰판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본선도 만만치 않다. 현재처럼 야당이 내년 총선에서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경우 문 대표가 부산에 올인할 수 있어 ‘김무성 대 문재인’ 구도가 짜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무대 비례대표 출마
정치적으로 죽는길”

여당에 정통한 한 인사는 “김 대표가 여당 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수위를 달리고 있지만 만약 경선과 본선에서 상처를 입는다면 총선에서 당이 압승해도 대권 주자에서 멀어질 수 있다”며 “차라리 비례대표 후순위로 출마해 친박 비박 대결구도나 대권 전초전 성격의 선거를 피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 인사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역구인 달성군을 포기하고 비례대표를 선회해 전국을 돌며 선거지원을 하고 조직을 엮어내면서 그해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며 “인지도나 대중성 면에서 약한 김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전국을 돌며 선거지원을 할 경우 차기 대권 주자로서 그리고 선거 승리 주역으로서 우뚝 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또 다른 여당 당직자는 ‘비례대표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 인사는 “소나기 온다고 피한다면 리더로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 면이 서질 않는다”며 “유기준이든 문재인이든 정면돌파를 해야지 자신의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대표로 나선다면 오히려 정치적으로 죽는 길”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김 대표는 부산 영도구 출마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은 150일이나 남았다. 선거 변수는 많아 김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여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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