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서울의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는 새누리당의 공고한 표밭이다. 보수성향의 중산층이 많이 사는 까닭이다. 부산에선 해운대구와 기장군이 부산의 강남구다. 두 곳 모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중산층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현재는 해운대구-기장군갑과 해운대구-기장군을, 두 곳의 선거구로 나뉘어 있다.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에 선거구획정이 완료되면 세 곳이 된다.
여당의 절대 강세지역인 해운대벨트 3곳에 야권의 유력인사가 도전에 나서 바람을 일으키는 방안이 은밀히 주진 중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지난해 6.3 지방선거에 무소속을 출마해 선전을 펼쳤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부산지역의 한 언론인은 “새정치연합 부산시당에서 세 사람의 해운대벨트 출마를 위해 환경을 조성 중이며, 여론을 탐색 중인 걸로 안다”며 “당사자들도 적극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문 대표의 경우 당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어려운 지역에 출마하라’는 당 혁신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출마지역을 검토 중이다. 당초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는 사실상 비례대표 배재정 의원에게 넘겨준 상태다.
문 대표는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느 곳도 마다하지 않고, 누구와도 겨루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지역구인 부산 영도 출마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우 패배했을 때 내상이 크기 때문에 지더라도 상처를 덜 받게 될 해운대 벨트 출마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안 의원도 혁신위로부터 험지 출마를 권유받았다. 그는 “지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기존 선거구인 서울 노원병 출마를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어 야권 표 분산 위험이 있다. 새누리당에서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출마 채비를 갖춘 상태여서 안 의원으로선 자칫 내년 총선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대권 고지도 멀어지는 만큼 해운대에서 승부를 거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됐다. 안 의원은 최근들어 부쩍 부산 나들이가 잦다.
오 전 장관은 아직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부산 유권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가 이번 총선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오 전 장관은 지난달 부산 동래구의 한 음식점에서 안철수 의원을 만나 단독 밀담을 나누며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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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