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주관하는 대종상 영화제는 20일 저녁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지만 과거부터 논란이 이어지면서 영화제의 권위와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에 올해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을 선언해 파문이 예상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대종상영화제에는 남녀주연상 후보 9명과 인기상 후보 2명 등 모두 11명이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들은 대부분 해외 체류와 촬영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한다고 밝혔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5명의 남자배우는 ‘국제시장’ 황정민, ‘악의 연대기’ 손현주, ‘베테랑’ ‘사도’ 유아인, ‘암살’ 하정우 등 모두 영화제에 불참할 것으로 밝혔다. 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여배우 ‘국제시장’ 김윤진, ‘암살’ 전지현, ‘차이나타운’ 김혜수, ‘미쓰와이프’ 엄정화, ‘뷰티인사이드’ 한효주 등 여배우 5명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수현과 공효진은 인기투표 1위에 올랐지만 불참 소식을 전했다. 두 배우는 올해 개봉작이 없지만 인기투표 대상에 포함한 바 있다.

 

대종상 배우들의 ‘보이콧’ 논란은 지난 10월 14일 대종상 기자간담회에서 시작됐다.

 

이날 조근우 대종상영화제 사업본부장은 “국민이 함께하는 영화제에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종상영화제는 수상자 선정과 공정성 논란 등 끊임없는 잡음이 나왔다. 2011년엔 ‘써니’의 심은경이 학업으로 인해 불참하자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제외됐고 2012년에 ‘광해-왕이 된 남자’가 15개 부문을 독식해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관해 대종상영화제 측은 불참자에 대해 시상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영화관계자들은 불참자를 시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발표 자체가 대종상영화제의 권위를 스스로 ‘출석상’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영화관계자 측은 인기투표도 유료로 진행해 영화 팬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문제점과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신인 여배우 후보에 오른 박소담의 정보를 다른 여배우로 잘못 표기하는 실수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종상은 1962년 제1회 시상식이 열린 이래로 꾸준히 유지된 국내 대표 영화 시상식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지만 이번 배우들의 불참으로 위상이 크게 손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조 본부장은 “대종상은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의미로 대한민국 국민이 주는 상”이며 “불참을 통보한 배우들의 태도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연·신인상 후보들과 수상작 감독 대부분이 참석하는 만큼 시상식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52회 대종상영화제는 이날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며 총 24개 부문에서 시상이 진행된다. KBS 2TV에서 오후 7시20분부터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