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내년 총선때 두고보자”문자 파문
박사모,“내년 총선때 두고보자”문자 파문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5-11-16 10:28
  • 승인 2015.11.16 10:28
  • 호수 1124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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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박·비박계 정치인 대상 유승민 부친상 조문 했다고 협박?
- ‘때를 기다리는 박사모’ “내년 총선때 대구 내려갈 것”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이 끝난 직후 활동이 뜸했고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박사모보다는 ‘호박가족’을 공식 팬클럽으로 인정하면서 회원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내년 20대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박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들을 선택해달라”고 대국민 호소를 하면서 부활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박 대통령이 ‘배신자’ 운운했던 유승민 의원의 부친상에 조문한 ‘가박’(가짜 친박)과 비박계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 때 보자’는 협박 문자를 보낸 사람들이 박사모 회원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여권이 주목하고 있다.

박사모는 박 대통령의 최대 팬클럽이다. 현재 다음 카페에 가입한 온라인 회원수는 6만8천 명수준이고 오프라인 회원수는 16만 명이라고 박사모 측은 밝히고 있다. 대선 전 온라인회원 7만여 명, 오프라인 18만 명에서 회원 숫자는 약간 줄어들었다. 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박사모의 활동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단지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비박 김무성 후보와 친박 서청원 후보가 맞대결을 벌일 당시 박사모 회원이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지만 확인된 바는 없었다.

박사모 회원 줄었다 다시 증가 추세

박사모의 힘이 발휘된 때에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으로 당시 친이계 핵심이던 이방호 사무총장의 낙선운동을 벌여 민주노동당 강기갑 후보가 경남 사천에서 당선되는 데 일조한 바 있다. 당시 이 사무총장은 ‘친박 공천대학살’의 주범으로 찍혀 박사모 낙선운동의 표적이 됐다. 이듬해인 2009년 경북 경주 재선거에서도 박사모는 친이계 정종복 후보에 맞서 출마한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적극 지원해 당선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정광용 회장은 정 후보의 후보연설원으로 등록해 직접 선거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정 회장은 박사모 진로 관련 “박사모는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해체하기로 했다”며 회원들을 대상으로 존폐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게 나오면서 존립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하지만 자발적 팬클럽이라는 특성과 너무 나설 경우 박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활동여지가 별로 없는 지방선거 외에 이렇다 할 큰 선거가 없었다는 점에서 조용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박사모가 잠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올해 9월 윤상현 의원이 박사모 간부급 회원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특강을 하면서다. 당시 80여 명의 전국 ‘박사모’ 회원들이 박 대통령의 당선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구경하고 친박 핵심으로 정무특보까지 지낸 윤 의원 특강을 들었다. 박 정권의 황태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윤 의원이 그동안 ‘홀대’받고 있던 박사모를 청와대에 초청한 것은 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또한 사실상 윤 의원으로 하여금 박사모를 관리하라는 모종의 사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유승민 의원의 부친상에서 윤 의원의 ‘TK 물갈이론’과 ‘박사모’ 일부 회원들의 ‘협박문자’사건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의혹도 사고 있다. 윤 의원은 8일 상가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TK에서 20대 총선 공천을 잘해야 한다.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말해 유 의원과 조문 온 TK 국회의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박사모, “공식적으로 보낸적은 없지만…”

또한 박사모 일부 회원들은 조문한 113명 국회의원 중에서 가박(가짜 친박)과 비박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때 두고보자’는 협박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사모 측에서는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11월12일 박사모 이희철 부회장은 “항의문자나 전화를 공식적으로 보낸 적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박사모 일부 회원들이 개인적으로 할 수는 있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박사모 차원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박사모 향후 활동에 대해 정치인이나 경찰 정보과, 언론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대구 회원분들은 열받아 전화를 걸어와 ‘어떻게든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문의도 하고 있지만 중앙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기에는 시기상조이고 당분간은 회원 개인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어차피 총선때가 되면 대구 내려가서 활동하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내년 TK 선거에 적극 개입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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