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 우선 협상권을 얻은 박병호(29·넥센)가 조심스럽게 빅 리그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최종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병호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티엔무시립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공식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현재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에이전트(엘렌 네로)를 통해 듣던 팀이 아니라 협상권을 따낸 구단이 미네소타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팀이 결정됐다 뿐이지 다른 것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많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금액(1285만 달러)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 아니겠는가. 그만큼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준비를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병호와 우선 협상권을 따낸 미네소타는 내달 9일까지 에이전트와 협상을 진행한다. 통상 포스팅 액수가 연봉과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해 메이저리그 보장계약 등 세부 옵션만 조정되면 계약에 큰 문제없이 계약이 성사될 전망이다.
그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 과정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에 솔직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오래전부터 빅 리그를 꿈꾸며 기량을 쌓아왔기 때문에 협상 과정과 별개로 큰 무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한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에 대해 “TV를 통해 봤던 팀이기 때문에 미네소타가 나를 원한다는 게 아직은 신기하다. 실감도 잘 나지 않는다”며 “예전부터 조용한 곳을 선호했다. 환경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곳에서든 야구를 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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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라이언 단장은 11일 지역 일간지 ‘미네아폴리스 스타-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박병호와의 계약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는 “언제부터 입단 협상이 시작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마냥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언급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또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를 지명타자로 내세울 뜻을 밝히며 지난 시즌 후반기 지명타자로 출장했던 미겔 사노를 외야수로 돌리려는 팀의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 박병호를 꼭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병호와 독점 협상권을 따낸 라이언 단장이 최대한 빨리 박병호와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박병호의 빅 리그 진출에 더욱더 힘을 싣고 있다.
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은 “포스팅에 도전하는 선수들이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말은 하지 않아도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큰 도전을 앞둔 선수들인 만큼 쉴 때에도 웨이트트레이닝 등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더라. 이런 부분들이 팀으로 볼 때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다”고 밝혔다.
한편 미네소타와 연봉 계약에 들어가는 박병호는 오는 12월 9일 오전 7시까지 연봉 계약을 모두 마쳐야 한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포스팅 금액은 지불되지 않고 그 역시 일본 진출 또는 넥센에 잔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