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놈이다’에서 시은 역을 맡아 빙의 장면 등 독특한 캐릭터를 소화해낸 이유영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연기 소감을 전했다.
아직 인터뷰가 어색하다는 표정을 짓는 그는 “인터뷰 할 때 저를 어필할 수 있는 말을 하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연기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다시 되짚어 보면서 발전하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유영은 이번 작품에서 시은 역을 맡아 주인공 주원이 동생 살인범을 쫓아가는 데에 이정표 같은 역할을 담당하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데 몰입했다.
그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에 잘 어울릴까 고민했다. 관객들이 너무 들뜨거나 현실감을 못 느껴서 작품에 누가 될까봐 걱정했다”면서도 “너무 잘 어우러져 있었고 판타지같은 장면도 있는 등 한순간도 눈을 땔 수가 없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더욱이 장우를 따라 가면서 영화를 보다 보니 짠했다는 게 그의 평가다.
“촬영에 들어가면서 너무 떨렸다. 특히 영화사 대표팀도, 감독님도 우리 영화가 다른 작품과의 차이점이 시은이라고 하셔서 부담감이 들었고 책임감도 있었다”며 “흐름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고 판단해 연구를 많이 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더욱이 이유영은 전작인 영화 ‘간신’에서 선보인 화려한 설중매와 달리 외형보다는 내면의 깊은 감정연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두 캐릭터를 놓고 실제 성격을 묻자 그는 “구지 비교하자면 시은이는 예전의 저의 성격이고 지금은 설중매의 성격에 가깝다”며 “과거에는 성격이 소심했었다. 사람들 눈도 못 마주치고 말수도 너무 적고 딱 시은이 같았다.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할 말은 꼭해야 하고 성격도 털털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유영은 특히 지금과는 다른 과거의 자신의 모습에서 시은이가 갖고 있는 특징들을 이끌어 냈다고 회상했다.
이유영은 “연기가 계기가 된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성격이 바뀌었고 저 스스로도 해소되는 느낌을 갖는다. 억눌려 왔던 것들을 일부러 더 끄집어내면서 자유로워진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또 “아직 예전의 모습이 조금 남아 있기는 한데 연기를 하면서 점점 해소 하는 것 같다. 지금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못사는 성격”이라며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체하거나 잊어버리거나 나 몰라라 하는 뻔뻔함도 생겼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자신의 삶을 바꾼 연기자의 길을 놓고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즐겁죠. 순간순간 즐겁고 매일매일 즐기면서 살고 있다. 연기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영화 한 편 찍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상까지 받게 돼 운 좋게 생각한다”며 “처음 상 받았을 때는 부담스러웠다. 간신 촬영할 때 설중매를 잘 못하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책임감으로 받아들였다는 이유영은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주신 상이니깐 내 이름 앞에 배우라는 호칭이 붙은 만큼 앞으로는 좀 더 자신감 있게 해야겠다. 상 받은 것은 잊고 좀 더 책임감을 가지자는 생각 뿐”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처럼 연기열정을 태우고 있는 이유영이지만 연기활동의 아쉬움도 남아있다. 그는 “한국영화에서 여자배우들의 갈증이랄까. 여자중심적인 작품이 많지 않아서 아쉬움은 항상 있다”며 “많이 변화될 것이라고 믿는다. 여자 중심의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많이 만들어지지 않겠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유영은 이미 차기작의 촬영을 마친 상태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아오겠다며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훨씬 더 많으니깐 다른 모습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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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승진 기자>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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