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의 큰딸 이 씨는 10일 한 매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얼마 전 고인의 유골을 (고인이) 생전에 강아지들과 함께 산책하곤 했던 뉴욕 허드슨 강가에 뿌렸다”고 밝혔다.
또 이 씨는 “동생들의 기자회견 이후 고인의 유골을 놓고 나와 동생들의 갈등이 심한 것으로 비치고 일부 언론에선 이를 ‘유골 쟁탈전’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마음이 심하게 상했다”고 심정을 전달했다.
그는 “천 화백의 영혼은 그림을 통해 살아계시기 때문에 한 줌의 재에 불과한 유골이 새로운 논란이나 갈등을 만드는 걸 원치 않는다. 돌아가신 모친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유골을 허드슨 강가에 뿌린다’는 얘기는 최근 내게 전화를 걸어온 동생 남훈에게도 전했다”고 말했다.
앞서 천 화백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이 씨를 제외한 형제·자매들이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머니) 유골을 어디에 모셨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법적 대응책을 찾겠다”고 한 바 있다.
또 이 씨를 제외한 장남 이남훈, 차녀 김정희, 사위 문범강, 차남 고(故) 김종우의 아내 서재란 씨 등 유족은 법률대리인 배금자 변호사를 통해 지난 9일 ‘미인도 위작 시비를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최근 미인도 위작 여부를 다시 조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원치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재조사 거부 입장에 대해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이제라도 천 화백의 억울함을 풀어주자’는 취지로 위작 문제를 다시 꺼내고 있는데 고인도 나도, 미인도 얘기가 어떤 식으로든 다시 나오는 걸 전혀 원하지 않는다”며 “화가가 ‘이 그림은 내가 그린 게 아니다’라고 한 사안인데 무엇을 더 밝힐 게 있느냐. (미술을 잘 모르는) 대중에게 계속 ‘저 그림(미인도)이 천 화백 것인가’라는 오해만 생기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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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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