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이재용 부회장, 회장 취임하나
[인/물/탐/구] 이재용 부회장, 회장 취임하나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11-09 09:34
  • 승인 2015.11.09 09:34
  • 호수 1123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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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기인사 앞두고 회장 취임설 '솔솔'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계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기 임원인사 시즌이 다가온 까닭이다. 이 부회장의 행보가 다른 대기업 그룹 임원인사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임원인사는 이 부회장식 인사의 첫 사례가 돼 눈길을 끈다. 또 이 부회장이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권을 승계 받고, 회장직에 오를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성과·인적쇄신 위해 승진 규모 축소說
젊은 사장단 편입 통한 세대교체 전망

정기 임원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재계에 도는 긴장감이 예사롭지 않다. 재계 전반에 뻗친 실적부진 그늘 때문이다. 또 세대교체, 사업재편 바람이 불고 있어 예년보다 인사 폭이 클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기업분석 전문 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100대 기업 임원 숫자가 올해 상반기보다 100~200명 줄어 6700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들 중 일부는 그룹은 인사방향의 틀을 잡고 마지막 점검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중 가장 먼저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임원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부회장의 행보가 다른 대기업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그룹의 인사 키워드는 ‘성과’와 ‘인적 쇄신’이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실용주의 강조와 함께 조직 슬림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수익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비주력 부문과 수익성이 좋지 않은 계열사는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임원 승진 규모도 계속 최소화되고 있다. 최근 조직통폐합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 단행과 더불어 실적이 악화된 계열사들의 경우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2013년 485명, 2014년 475명, 2015년 353명 등으로 임원 승진 인원을 축소해 왔다.

이로 인해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합 삼성물산(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계열사를 시작으로 그룹 전체에 구조조정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통합 삼성물산의 경우 연말인사에서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과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등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 변동이 생길 경우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사업부문에 대한 재편도 함께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비주력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4인 각자 대표체제의 변동 가능성이 크고, 통합 삼성물산의 조직개편 작업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재계는 삼성그룹의 올해 정기임원인사도 지난해와 같이 인원감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임원 승진 규모도 최소화해 임원감축 폭이 20~3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확정된 것 없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정기 인사를 발판삼아 경영승계를 위한 작업과, 사업 체질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식 인사가 이뤄지는 첫 해인 만큼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본격화할 것이란 시선이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설’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3분기 7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한 것은 물론, 대규모 자사주 매입 뒤 소각 계획을 내놓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본 것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정책 강화를 계기로 경영권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올해 말 인사에서 실질적 지배구조 변환이 일어나 이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용 시대에 맞는 젊은 인물이 사장단에 대거 편입돼 세대교체가 이뤄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와병으로 인한 부재 상황이 지속된다는 점도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설에 힘을 보탰다. 해외 투자자들의 오너 부재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크고, 책임을 질 대상이 전면전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다만, 삼성그룹의 전례를 볼 때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이병철 선대회장이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사실상 그룹 후계자로 경영전면에 나섰지만, 회장에 오른 것은 선대회장이 사망한 뒤였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은 7년 이상을 부회장에 머무르다 1987년 이 선대회장 사망 후 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각종 설이 불거져 나오면서 삼성그룹은 ‘연말 조기 인사설’에까지 휩싸였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본격화하기 위해 인사 시점을 앞당기고, 본사 지원 인력 중 30%를 현장으로 배치하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또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지 않더라도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아 책임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도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정기인사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대답했다. 한 관계자는 “여러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 부회장 취임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은 “조기 인사설 역시 낭설이다”며 “인사 발표 시점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으며, 인사 내용이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1일에 계열사 사장단 정기 인사를 단행한 뒤 12월 4일 후속 임원 인사 내용을 발표했던 것과 비슷한 시기에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 내용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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