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속 김무성 12월 위기설 실체
‘지뢰밭’속 김무성 12월 위기설 실체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5-11-09 09:33
  • 승인 2015.11.09 09:33
  • 호수 1123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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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악재의 연속이다. ‘마약사위’건으로 홍역을 치른 지 얼마되지 않아 학교 동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에 전직 비서 금품수수 사건, 게다가 처남 총선 출마까지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미 김 대표를 힘들게 했던 부친 친일 의혹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함께 재차 불거지면서 십자포화를 받고 있는 형국이다. 김 대표는 선별적 대응을 하고 있지만 가족문제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가 선거구 획정에 걸려있어 친박 핵심인 유기준 의원과 경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권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낙마 이후 ‘다음 차례가 김 대표다’는 ‘12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마약 사위 파고 넘으니 부친 친일문제 유탄까지
- 전직 비서 금품수수, 동문 주가조작, 처남 출마까지…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김무성 대표가 지뢰밭 한가운데 서 있는 형국이다. 김 대표를 직접 겨냥한 사안은 없지만 궁극적으로 김 대표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리더십에 흠집이 나고 있다. 비박계 일각에서는 ‘이래서 대선때까지 김 대표가 버틸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도 나오고 있다. 반면 친박 내에서는 ‘여러개의 폭탄 중 이제 하나 터졌는데...’라며 김 대표 흔들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듯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 무대’  큰 거는 없다?

현재 김 대표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가족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검찰 수사 그리고 내년 총선이다. 가족 문제는 김 대표가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 대표의 둘째 딸 관련 구설수는 이미 작년 6월에 터졌다. 수원대 교수 특혜 채용 의혹으로 이는 참여연대와 수원대 교수가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7.14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앞둔 시점에서 고발인들은 수원대 이인수 총장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 대가로 수원대가 김 대표의 딸을 교수로 채용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실이라고 볼 만한 증거자료가 없다’며 무혐의 처리를 했다. 그러자 참여연대는 올해 4월 재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한 고비를 넘긴 둘째딸 문제는 올해 8월 결혼을 하면서 재차 홍역을 치렀다. 이번에는 둘째 사위가 결혼 전 ‘마약복용’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경력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마약사위’건이 터졌다. 마약 사위건은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갑작스럽게 터지면서 ‘김무성 죽이기’ 아니냐는 의혹이 여의도에 퍼졌다. 특히 마약 복용을 했음에도 풀려난 것에 대해 당 대표 사위라는 점에서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무엇보다 김 대표를 아프게 한 대목은 추가 마약 주사기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둘째딸 ‘마약 투약설’까지 흘러나왔다는 점이다. 이에 둘째 딸이 직접 검찰에 출두해 유전자 감식을 자청했고 이후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설은 설로 끝이 났다. 하지만 두 번씩이나 ‘구설수’에 오른 둘째딸은 올해까지 학교 강의를 하고 사임할 것으로 알려져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이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선봉에 선 김 대표는 ‘부친 친일’이라는 유탄까지 맞고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친일·독재 미화 우려감이 확산되면서다. 김 대표의 부친인 고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일제시대 일본의 군용기 생산을 위한 헌납 운동을 벌였다는 역사단체의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친일이 아니라 극일을 실천한 애국자’라며 반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 선친이 설립한 경북 포항의 영흥초등학교를 방문해 부친 일대기를 담은 책을 헌납했다. 또한 여야 국회의원과 기자단에게도 부친의 평전을 나눠주고 애국적 활동 사례라며 22건을 정리한 보도자료도 함께 배포하는 등 정면돌파를 하고 있다. 가족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공격적으로 대응을 하는 반면 김 대표 주변인사들의 검찰수사 관련해서는 ‘선긋기’를 분명하게 하고 있다.

가족문제 ‘정면돌파’ 검찰수사, ‘선긋기’

최근 터진 대표적인 사건이 전직 수행비서 차모씨 비리 사건이다. 김 대표의 수행비서 출신 차모(38)씨가 공사청탁 로비 명목으로 1억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되는 사건이 터졌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나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다. 정식 등록된 보좌진도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돈이 건네진 시점이 지난 전당대회 전후일 경우나 수행비서 혼자서 1억 원이 넘는 돈을 독차지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없어 향후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김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전직 수행비서뿐만 아니라 학교 동문이 차린 회사가 1000억 원이 넘는 주가조작 의혹으로 검찰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도 부담이다. 김무성 테마주라고 불리는 H회사가 5년간 1000억 원대 주가조작 의혹을 사고 있는데 그 주도세력이 김 대표의 출신 고교인 중동고 인맥들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사뿐만 아니라 김무성 테마주로 분류되는 회사도 한두 개가 아니다. 주로 중동고 동문이나 한양 대학교 동문 내지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들로  자동차부품 제조.판매업체인 체시스(고교·대학교 동문), 대원전선(대학 동문), 원익(고교 동문), 디지틀 조선(동문), 엔케이·유유제약(사돈기업)이 있다.

한편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고민도 늘어가고 있다. 일단 김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의 서울 서초갑 출마를 두고 당내 분란이 일고 있다.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반대 입장을 표출할 정도다. 하지만 처남 본인의 출마 의지가 강해 김 대표는 ‘난 절대로 도움을 줄 수 없다’, ‘어차피 다 경선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속내는 더 복잡하다.

서초갑은 친박계 김회선 의원의 지역구로 새누리당 텃밭이다. 김 의원은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 배경이 분분했지만 비박 이혜훈 전 의원과 당내 경선에서 경쟁력이 안 돼 신친박인 조윤선 전 의원에게 반강제적으로(?) 양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청와대에서 사전 작업을 한 지역구임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의 처남 출마는 친박 비박 간 대결 구도를 흐를 공산이 높고 나아가 ‘박근혜 대 김무성’ 구도로 흐를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12월 위기설 중심에 최경환 있다?!

서초갑뿐만 아니라 김 대표 본인도 마찬가지다. ‘돌아온 왕의 남자’ 친박계 유기준 의원이 내년 총선을 위해 내각에서 복귀했다. 문제는 김 대표의 지역구인 영도구와 유 의원의 지역구인 서구가 인구하한선에 걸려 합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김 대표와 유 의원이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승리하면 본전이지만 패할 경우에는 차기 대권가도에서 멀어질 수도 있고 정치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2월 김무성 위기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2월 위기설이란 ‘총선을 앞두고 내각에 진출했던 친박 핵심들이 당에 복귀해 청와대와 함께 김 대표를 흔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대표 흔들기에 절정은 12월로 본 것은 최경환 부총리가 당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친박계에서는 최 부총리가 당에 들어오기 전 김 대표의 리더십 상처를 내고 막판 ‘큰 것 한 방으로 낙마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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