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소가 풍족한 삶, 기분도 기억력도 좋아진다
스포츠재활
포유류의 몸을 키운 것은 산소라는 가설이 있다. 지구 대기의 산소량이 증가할수록 포유류의 몸이 커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해양학자 폴 팔코우스키 교수에 따르면 대서양 밑 퇴적암의 탄소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한 결과 2억 년 전 지구 대기의 산소량이 현재의 절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00만 년 거대 태반을 가진 동물이 출현했을 때 산소량은 현재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산소에 대해 꼭 알아둬야 할 3가지
하루 2000cal의 에너지가 필요한 성인 남성이 소모하는 산소의 양은 500ℓ. 이 가운데 뇌에서 소비되는 양이 20~30% 안팎이다. 뇌가 체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다른 기관에 비해 10배 이상 산소를 필요로 한다.
독일의 한 신경심리학자는 1996년 산소가 학습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했다. 1분간 산소를 흡입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에 12개의 단어를 주고 기억력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산소를 마신 집단이 10분 후에는 91%, 24시간 후에는 41%가 기억력이 좋았다.
대개 어린이는 7분, 중고교생은 10분, 성인은 15분 이상 하나의 일에 집중하기 힘들지만 웃음으로 산소 공급이 증가하면 집중력이 좋아진다.
산소의 필요성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산소 결핍의 심각성은 잘 모른다. 울창한 숲이나 탁 트인 해변에서 살지 않는다면 대부분은 산소 결핍상태에 적응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매년 400만ℓ의 공기를 호흡한다. 공기에 든 산소를 통해 영양소를 연소시켜 에너지를 방출하고 생명 활동으로 생긴 폐기물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사람은 대기 중 산소 농도가 21~23%일 때 가장 쾌적함을 느낀다. 서울지역에 평균 산소 농도는 20.8%. 숲속이나 탁 트인 바닷가의 산소 농도 21.9%와 불과 1% 차이밖에 안 나지만 느끼는 쾌적함은 전혀 다르다.
환기 안 한 방 오래 있으면
집중력 떨어지고 졸려
밀폐된 차 안에서 자다가 사망하는 것은 인체가 필요한 만큼 산소를 호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4년 국내 한 방송사가 밀폐된 차 안에 5명을 태우고 시동을 걸자 30분 뒤 대기 중 산소 농도가 20.4%에서 18.5%로 낮아졌다. 45분이 지나자 호흡이 곤란해져 실험을 중지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실험에 따르면 산소 농도가 18%일 때 운전자들이 브레이크를 밟는 속도가 빨라진다. 피로도가 50%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농도 산소와 사고와 연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처럼 단열과 보온을 중시하는 건물은 실내 공기가 환기되지 않으면 산소 농도가 낮아진다. 아파트 방문을 닫고 3시간이 지나자 20.4%였던 산소 농도가 20.0%로 떨어졌고 7시간이 지난 후에는 19.6%로 낮아졌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반대로 늘어났다. 창문을 열자 산소 농도는 20.4%로 회복했다.
대기 중 산소 농도가 19~20%로 떨어지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구토, 두통 증세가 나타난다.
산모 배 속은 산소 적어
태아 위해 가벼운 운동을
산모의 배 속은 고산지대보다 산소가 희박하다. 산모가 충분한 양의 산소를 태아에게 보내주지 못하면 저체중아나 정신지체아를 낳기 쉽다. 더 나아가 조산과 유산의 위험도 높아진다. 적당한 운동은 혈액을 활발하게 순환시켜 아기에게 신선한 영양과 산소를 전달한다. 또 숨을 깊숙이 들이마시는 복식호흡은 태아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어 좋다.
담배 속에 든 일산화탄소는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비슷한 농도다. 이런 자극성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신체는 자기방어를 위해 반사적으로 기관지를 좁게 만들어 산소가 폐까지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도록 한다.
과음한 다음 날 찾아오는 숙취는 저산소 상태를 의미한다. 알코올의 분해에는 산소가 대량 필요하다. 마시는 술의 양에 정비례해 필요한 산소량도 늘어난다.
허파뿐 아니라 피부도 땀구멍을 통해 숨을 쉰다. 피부로 들어온 산소는 피부조직 내 당류를 연소시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시킨다. 피부호흡을 통해 수분이 증발되며 열이 발산된다. 또 독소 등 유독물질이 밖으로 빠져나간다.
피부호흡은 폐호흡의 1%에 불과하지만 피부 호흡을 차단하면 40분 내 사망한다. 신체의 절반 이상 화상을 입으면 중태에 빠지는 것은 호흡과 체온조절 작용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의 생화학자 오토 바르부르크는 산소 부족이 암 등 심각한 병의 원인이라는 이론을 정립해 1931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미국의 의학저널리스트 멕케비는 “자정능력이 제대로 발휘하려면 충분한 산소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질병에 걸리고 조기 노화를 겪는다”고 말했다.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 개념
ATP 생산과정에서의 산소 필요 유무에 따라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으로 구분한다.
호흡, 체온조절, 대사 등 인체의 기본적인 활동 및 격렬한 움직임에는 에너지의 동원이 수반된다. 지구상의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이며, 신체의 움직임에 요구되는 에너지는 ATP(adenosine triphos-phate)이다.
인체 내의 ATP 생산과정은 그 과정에서의 산소 필요 유무에 따라 무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과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으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무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 생산된 ATP를 주로 사용하는 운동을 무산소성 운동, 이에 반해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 생산된 ATP를 주로 사용하는 운동을 유산소성 운동이라 한다. 특히 체내의 지방은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 ATP를 생산하므로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운동을 하고자 하는 대상자에게는 유산소성 운동이 추천된다.
조깅·수영·건강체조·자전거·에어로빅댄스 등 비교적 장시간 중정도 이하의 강도로 수행되는 운동은 주로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를 사용하므로 유산소성 운동으로, 단거리달리기·역도 및 근력운동 등 비교적 단시간 고강도로 수행되는 운동은 주로 무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를 사용하므로 무산소성 운동으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운동에서 전적으로 무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를 사용한다거나 또는 전적으로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례로 10초 정도 전력을 다해 수행되는 고강도 운동 시 무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와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가 사용되는 비율은 약 90:10. 반대로 2시간 정도 수행되는 중강동의 운동 시에는 무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와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가 사용되는 비율은 약 1:99로 알려져 있다.
운동 종목에 있어서도 축구(soccer) 경기 한 경기 전체에서 무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와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ATP가 사용되는 비율은 약 70:30이다.
유산소운동(有酸素運動, aerobic exercise)
운동을 할 때 외부에서 산소를 흡입하여 에너지를 만드는 데 이용한다.
유산소운동이란, 우리가 운동을 할 때 반드시 산소의 공급이 필요한데, 이 산소를 얻는 과정에서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을 말한다.
우리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동차가 움직일 때 기름이 소요되는 것처럼 에너지원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 에너지로 사용되는 연료가 지방·당 등이다.
걷기를 예로 들어보자. 걷기를 시작했을 때 처음 1~2분 동안은 근육에 들어 있는 에너지(ATP)를 이용하여 움직이게 되는데, 운동이 더 진행되면 우리 근육에 있던 에너지는 다 소비되고(산소 없이 자체 내에서 생긴 에너지), 이제부터는 신체 내의 지방에 산소가 합해져서 생기는 에너지(ATP)가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산소가 필요하며, 이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심장의 좌·우 심실은 더욱 심하게 수축과 이완을 하며 혈액을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보내게 된다.
이때는 보통 때보다 동맥으로 혈액을 보내는 양(심박출량)이 몇 배 증가하며, 혈액이 흐르는 동맥들도 강한 탄력을 가지고 많은 양의 산소를 함유한 혈액을 보내게 된다. 이와 같이 많은 산소가 필요하여 심장과 혈관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게 되므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출처=산소이야기(저 이광목)>
<정리=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