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다작의 황태자 배성우, 영화의 질적 향상 원동력을 꿈꾸다
[스타 인터뷰] 다작의 황태자 배성우, 영화의 질적 향상 원동력을 꿈꾸다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5-11-02 21:10
  • 승인 2015.11.02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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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폰’에서 신스틸러를 넘어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한국영화의 계보를 살펴보면 주인공자리를 꿰차며 인상 깊은 작품을 선보이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주인공 옆에서 감초처럼 등장해 극의 재미를 살리는 명품 조연들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다작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영화 베테랑을 통해 1000만 관객 대열이 들어선 배우 배성우가 차세대 성동일로 불릴 만큼 왕성한 연기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영화 ‘더 폰’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각인시키며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배우 손현주의 3번째 스릴러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더 폰’에서 주인공만큼이나 주목 받는 한 배우가 있다. 1999년 뮤지컬 ‘마녀사냥’으로 데뷔해 10여 년 동안 무대를 누비다가 스크린에 진출해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내고 있는 배우 배성우다.
 
배성우는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최근 근황과 연기 인생을 털어놨다.
 
우선 그는 영화 ‘더 폰’에 대해 “저는 만든 사람이니깐 두 번 봤는데 처음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였다. 촬영장면은 찍으면서 모니터했는데 그 장면들이 어떻게 붙을지 고민스러웠다. 특히 이번 작품은 분량이 더 늘어난 부분이 있어서 더 눈에 많이 들어왔다”며 “두 번째 시사회를 보면서 좀 객관적이거나 합리화되는 부분들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이 제일 궁금하다 게 그의 본심이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배성우는 긴 분량을 소화해내며 극의 흐름을 좌우하는 역할을 해내 사실상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배성우는 “부담이 됐다. 촬영할 때는 생각을 안 하고 했다. 일부로 안 했다기보다는 인물을 표현하기에 바빴다”며 “분량이 늘어나니깐 전체 스토리를 끌고 가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주연이라고 생각은 안했고 악역에 집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작품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배성우에게 매력적이었다. “시간 소재 영화는 많다. 그다지 새롭고 신선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사용 하냐를 놓고선 구성이 단순해서 끌렸다”며 “두 시간대가 번갈아 가는 것도 단순했고 이야기 구성이 박진감 넘치고 끝까지 달려가는 힘이 있는 시나리오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적절하게 이용해 가는 스마트한 요소들도 그를 악역으로 변신시키는 데 일조했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단순 악역에 멈추지 않고 세심한 감각을 더해 생동감을 살렸다.
 
배성우는 “저에게 가까운 인물에서 영화 안에서 인물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부합해 설정했다”며 “처음에 생각했던 무섭고 사이코 패스 같은 향기보다 사실 매력을 느낀 부분은 생활형 범죄자라는 점이었다. 생활형이고 삶의 무게를 느끼는 캐릭터다. 그런 사람이 더 무서울 수 있다고 생각해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더욱이 남자들이 재미있어 했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주안점이었다.
 
이처럼 캐릭터 하나를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지만 그는 곧 개봉하는 영화 ‘내부자들’을 비롯해 ‘오피스’, ‘베테랑’, ‘뷰티 인 사이드’, ‘특종: 량첸살인기’ 등 올해만 모두 6편을 선보일 정도로 다채로운 모습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어떤 장르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걱정이 아주 없지는 않다”면서도 “근본적으로 많이 걱정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입체적으로 풀어가냐를 고민할 뿐이다. 계속 개봉이 되니깐 찍을 때 살짝 걱정이 돼 지루해 질 수도 있겠다 싶지만 영화를 찍을 때와는 다르게 공부가 되는 부분이 많다”며 다작의 묘미를 풀어놨다.
 
다만 점점 얼굴이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속내를 들어 내 웃음을 자아냈다.
 
“길가다 모르는 사람이면 지나 갈 텐데 알면 더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 사실은 되게 감사한 일이다”며 “조금씩 알려지면서 어떤 생각이드냐면 조금의 섭섭함이지만 영화를 찍을 때 제가 등장하면 누군지 몰랐으면 좋겠다. 모르는 데서 오는 재미가 있다. 알려질수록 그런 느낌을 내지 못한다. 변장하듯 감추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앞으로 영화가 나오고 계속 영화를 찍게 될수록 제 얼굴이 알려지게 된다. 이제는 제가 나왔을 때 중심을 잡고 그 인물에 잘 빠져들지 않으면 관객들이 지루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잘 해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야 유지라도 될 것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
 
그렇지만 더 많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솔직함이다.
 
연기자로서의 삶에 대해 배성우는 “일단은 불안하다. 삶에 대해 불안하다”고 정의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직업을 갖는 게 쉽지 않다. 이 직업이 싫어지거나 스트레스 받은 적은 없었다”면서도 “불안한 직업이다. 불안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먹고 살기 힘들고 싶지는 않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더욱이 배성우는 “끼니가 힘들 때 예술이 나오는 게 아니라 해결됐을 때 창작력이 높아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복지가 잘 돼있는 나라가 오히려 창조적인 일을 잘 해낸다고 들었다. 그것에 공감을 하는 편”이라며 생계형 연기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연극할 때도 다행히 열악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주변에 힘든 경우를 많이 봤고 속상한 적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덕분에 요즘 바빠진 배성우를 향한 평가도 새삼 달라졌다. 그는 “주변에서 다행이라고 말한다”며 “잉여가 이렇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고 있으니 신기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어머니가 흡족해 하신며 뿌듯해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연극시절부터 늘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애틋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배성우는 “영화의 질적 향상이 일어나는 배우였음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긴 한데 배우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제가 나왔을 때 영화가 볼만하고 어느 부분으로는 세련되고 질적으로 볼만한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꾸준히 잘 해나가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잘하고 싶고 꾸준한 배우로 남고 싶다”는 각오로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배성우의 개봉열전을 당분간 쭉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올해 개봉할 영화 중 내년으로 넘어간 작품이 있고 올 여름 찍은 옴니버스 영화도 내년에 개봉을 한다”며 “연말에 들어가는 작품도 곧 결정될 것”이라고 전해 다작 아이콘답게 여러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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