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 삼성 '3조 원 빅딜' 성사
신동빈 - 삼성 '3조 원 빅딜' 성사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5-11-02 10:57
  • 승인 2015.11.02 10:57
  • 호수 1122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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兄 신동주 보란 듯…이재용에 직접 제안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형제간 다툼으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오랜만에 사업적 성공 소식을 알림에 따라 향후 법정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삼성화학부문 인수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 측이 신동주 전 부회장측에 반격을 가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동빈 회장이 실질적으로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다는 상징성을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이 실질적으로 롯데그룹을 총괄하고 지배하고 있다”면서 “이번 빅딜 성사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격호 총괄회장도 이번 빅딜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인수 관련 사항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도 당연히 보고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30일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가가 3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양수도 계약으로 국내 화학업계 최대 빅딜에 해당한다. 롯데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M&A 사례다.

롯데그룹은 삼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의 지분 31.5%(삼성 BP화학 지분 49% 포함),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분할신설 법인의 지분 90%를 각각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삼성 SDI 분할신설 법인의 지분 10%는 삼성SDI에 남겨 놓음으로써 양사 간 전략적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롯데는 인수되는 회사 임직원들에 대해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분할 이사회 및 내년 2월 신규 법인설립이 이루어지면 실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에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한화그룹과의 거래에 이어 이번 빅딜을 성사시킴으로써 석유화학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이번 빅딜로 인해 관련 종목 주가도 출렁였다. 삼성SDI는 30일 장 개시 직후 한 때 3~4%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시간이 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관련주 ‘출렁’ 오전 10시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전날보다 4.50% 하락한 10만6000원에 거래됐다.

롯데에 통째로 넘어가는 삼성정밀화학의 주가는 낙폭이 더 컸다. 같은 시각 현재 삼성정밀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8.37% 하락한 3만8300원을 나타냈다.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 계열사가 보유 중인 삼성정밀화학 지분 전량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으로부터 화학 부문을 인수하는 롯데케미칼도 하락세다. 같은 시각 현재 롯데케미칼은 전날보다 6.63% 하락한 26만500원에 거래됐다. 2조5천억여 원의 인수 금액이 다소 부담스러운데다, 삼성의 케미칼 부문 인수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이 2차 전지, 정보전자소재 등 비석유화학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때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부문에 집중해 수익성과 내실을 다져왔다”며 “이번 인수는 그간의 행보와 다소 차이가 있다”며 평가했다.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국내 석유화학부문 장기적인 전략은 다운스트림 확장과 수직 계열화 강화를 통해 설비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며 “이를 통해 이익의 안정성을 높여갈 전망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skycros@ilyoseoul.co.kr |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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