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친애저축은행으로 유명한 J트러스트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J트러스트는 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현재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나 스포츠 구단 네이밍 스폰서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름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기업이라는 점과 대부업으로 자산을 구축했던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여론은 J트러스트가 벌이는 대부분의 마케팅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금융그룹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J트러스트 “한국과 오랫동안 함께 하고파”
J트러스트는 한국, 일본, 싱가폴,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등지에서 은행업, 금융업, 신용카드사업, 부동산사업, 엔터테인먼트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일본계 금융그룹이다.
한국 시장에는 2011년 당시 대부업체 네오라인크레디트의 주식을 전량 취득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이후 J트러스트는 2014년 미래저축은행과 SC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하고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으로 노선을 틀었다.
그 과정에서 가지고 있던 대부 주식은 전량 매각했다. 지금은 주로 부동산 중심의 보증사업과 채권회수사업 등 제2금융권 중심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모두 고금리 대부업체로 분류됐던 기업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아울러 J트러스트는 올해 매체 광고와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서 이미지를 제고하고, 친숙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러한 마케팅이 여론 악화를 가져오고 말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첫 번째 논란은 이른바 ‘고소영 파문’이다. J트러스트는 지난 9월 7일 배우 고소영씨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같은달 23일 고소영씨가 일본계 대부업체의 모델이 됐다는 보도가 처음 흘러나온 뒤, 논란이 일어났다.
대부분 서민 경제를 뒤흔드는 일본계 고금리 업체의 광고 모델을 왜 하필 한국의 스타인 고소영씨가 하느냐는 비판이었다. 결국 고소영씨는 광고 모델 계약을 철회했고, J트러스트 역시 여론을 고려해 계약을 취소한다고 사태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악화된 여론이 가시기도 전에 두 번째 논란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넥센타이어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었던 프로야구단 히어로즈가 J트러스트와 스폰서 계약을 협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슷한 지적이 나온 것이다.
J트러스트가 프로야구 구단 스폰서 계약을 하면 상당한 브랜드 노출이 될 것이 자명한데, 남녀노소가 구분 없이 즐기는 프로야구에 일본계 대부업체가 들어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시각이었다.
특히 대다수 국민들은 서울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이 일본계 금융그룹인 J트러스트 그룹과 후원계약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히어로즈와 J트러스트가 계약을 하는 것에 대해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계약에 반대하는 의견이 64.0%로 나타났다.
찬성은 겨우 11.6%였으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층은 24.4%였다. 대부분의 지역이나 계층에서 큰 차이가 없이 히어로즈 구단이 J트러스트와 계약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모로 J트러스트는 일본계라는 약점 아닌 약점으로 인해 한국 시장의 연착륙이 쉽지 않는 모양새다. 더불어 대부업에서 손을 뗐다고는 하지만 산하 저축은행이 최대 연 34.9% 고금리를 챙기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또 결국 사면초가에 빠진 J트러스트가 금융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지속적인 사회 공헌과 서민 금융 정책으로 고객들의 신뢰는 회복하는 방법 말고는 없는 상황이다. 한 제2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리 대부업이 아니라 저축은행이라고 하더라도 국내 정서상 제2금융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는 모든 제2금융권이 타개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역풍에 대한 해명
한편 J트러스트는 오해가 많아 답답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J트러스트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많다. 넥센 구단과의 계약도 협의 과정에서 외부로 알려져 답보 상태다”면서 “일전의 광고 계약 역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또 그는 “우리 J트러스트그룹은 대부업과 결별한 지 오래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데, 과거에 대부업을 했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대부업체로 불리고 있다”면서 “고금리라는 지적도 시장 전체를 살펴보면 우리는 상당히 낮은 금리를 받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계 회사라는 지적에 대해선 “사명부터 J트러스트의 ‘J’가 ‘Japan(일본)’의 약자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Justice(정의·공정성)’의 약자다. 처음 이미지가 좋지 않다보니 의도치 않은 부분까지 오해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부유출을 우려하는 시선은 “우리는 한국에서 발생한 이익을 단 한 차례도 일본으로 보내지 않았다”면서 “사회활동을 비롯해 이번 스포츠 구단과의 계약건도 우리가 향후 한국에서 오랜 기간 기업 활동을 하겠다는 약속이자 의지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광고 논란 때도 J트러스트는 “우리는 한국사회에 동화되어 장기적으로 한국사회와 함께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회사자원봉사활동, 고용창출, 금리인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면서 “이번 기업 광고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2금융권에서는 누구도 하지 않았던 광고를 통해 고객에게 한층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담아 제작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