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최근 발간한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 북콘서트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행사는 오후 4시 30분께 공동저자인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와 함께 사인회로 시작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박영선 등 전·현직 동료 의원들과 지인 및 지지자 등 약 200여 명이 사인을 받고자 줄을 이었다. 김영록·설훈·유인태·원혜영·은수미·한정애·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전현희 전 의원은 '북콘서트' 행사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북콘서트는 김태훈씨가 묻고 김 전 의원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태훈 씨는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자신의 3선 지역구인 경기 김포를 뒤로하고 대구로 갔다. '맨땅의 헤딩'이라는 몇몇 사람들의 지적도 있다. 지역주의 타파는 많은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정치적인 역량을 설명하긴 힘들 것 같다"고 물었다.
김 전 의원은 "대구에 가서 지금 4년 '삐 댔다'. 오기 비슷한 게 생겼다. 이런 민심을 가지고도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못한다면 어떡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제법 이제는 맨땅보다는 부딪히면 이마가 깨지지 않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제가 속한 야권을 제대로 한 번 추스려 보겠다는 꿈이 있고 정말로 꽤 넓은 텐트를 쳐서 진보적 가치를 현실화하겠다는 이야기다. 연립여당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정당을 만들고 나면 저도 당 대표에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잖아요? 거기까지는 한번 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패배를 알면서도 대구로 향했던 이유"에 대해선 "콩깍지 낀 것 아닌가 생각된다. 처음에 내려갔을 때 당장한다고 생각했으면 도둑놈이지. 두드리다보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걸었는데, 2년 지나고 대구시장 출마해보니 제법 변했더라"고 말했다.
'총선 라이벌'인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 "그분은 새벽 5시에 시작해서 밤 12시 돼야 일정이 끝난다. 그정도로 우리 열심히 하고 있다. 서로 상처줄 수는 없고 열심히 부지런히 할 수밖에 없는데. 내가 가면 '오늘 왔느냐'한 게 아니라, '문수 아까 왔다 갔대이'라고 했다. 우리끼리 하는 말로 '지랄하는 놈끼리 만나 지랄을 하는 갑다 했다'고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최근 정치권 최대 이슈인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전 의원은 "국정교과서는 결국 이렇게 패싸움으로 가는구나 결국 또 대책 없이 어느 한 진영에 서야 하고 국민에게 진지하게 해결책을 모색하고 지역을 넘어서는 정치 만들어주십사하는 게 먹힐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 생각이다. 단일한 사고를 하고 국민에게 집어넣으면 모두 다 똑같은 사고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난센스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이 선무당처럼 싸우지 말고 이걸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 이런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의 저서 제목처럼 화두는 자연스레 '당 분열'로 흘렀다. 김태훈 씨는 "당내 중도 성향의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행동'의 일원으로 계신 데, 당을 깨지 않는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라고 물었다. '통합행동'에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 송영길 인천시장, 민병두·정성호·조정식 의원과 김영춘·정장선 전 의원 등이 함께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당내 하도 주류-비주류, 친노-비노 간에 싸움이 깊어서 서로 내일모레 깨질 것처럼 보여서 많은 억측이 나왔다. 제1야당마저 분열되고 찢어지면 사실상 쪽박을 찬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제1야당이 참 서럽고 여러 가지 무능력해 보여도 정치적으로 얼마나 많은 선배가 피땀을 흘렸나. 친노 비노 등 간에 나를 죽이려고 하거나 우리 편을 죽이려고 하는 불신을 걷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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