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안산 살인사건 수사 난항
경기도 부천·안산 살인사건 수사 난항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1-07-19 09:49
  • 승인 2011.07.19 09:49
  • 호수 898
  • 2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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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악몽’ 재현되나 공포에 떠는 주민들
40대 여성, 신체 훼손 방법, 아파트 단지 인근서 발견 등 유사
“손가락 절단 경우 대부분 면식범 소행으로 연쇄살인 가능성 없어”


최은서 기자 = 경기도 부천과 안산에서 훼손된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두 살인 사건 사이에는 일부 유사성이 발견돼 각종 추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때문에 경기도 주민들은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과 같은 ‘연쇄살인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관계자는 “연쇄살인일 가능성은 단 1%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도 부천시 여월동 한 아파트 단지 산책로 인근 공원에서 심하게 훼손된 40대 중반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하지만 변사자에 대한 신원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천 살인사건
“신원 파악 어려워”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5시 30분께 아파트 주민 A씨가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다. 시신은 부패가 심하게 진행돼 얼굴과 다리 일부에서 백골화 됐으며, 양 손가락과 발가락 모두 절단돼 있었다. 시신의 얼굴 역시 흉기에 의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경찰은 예리한 도구에 의해 시신이 훼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로 보아 숨진 지 2~3개월 이상 지났으며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감식팀이 현장 감식을 실시하고 수사 전담팀을 꾸렸으며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하지만 경찰이 알몸 상태로 발견된 시신이 손가락과 발가락 모두 절단돼 지문 확보를 할 수 없어 신원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심하게 부패된 데다 유류품이 전혀 없어 알몸 시신만이 유일한 단서다”라며 “아직 신원 파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의 일부 치아의 치료 흔적을 근거로 인근 치과와 대환치과의사협회의 협조를 얻어 변사자 신원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피해자의 앞니 위, 아래에 브릿지 치료 흔적이 있어 주변 치과의 치료 기록 등을 확인 중이다”라며 “국과수에서도 신원파악이 되지 않았다. 일단 신원 확인을 해야 수사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산 살인사건
“피해자 지난 행적 묘연”


부천에서 40대 중반 여성 시신이 발견된 지 5일 뒤 경기도 안산시에서 박모(42·여)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지난 6일 오후 3시 30분께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한 아파트단지 어린이 놀이터에서 경비원이 부패된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비원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놀이터에 방치된 손수레에 어린이가 부상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손수레를 치우려다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경비원은 “손수레를 치우려다 아이스박스 안에 담겨진 여행용 가방에서 악취가 심하게 났다”며 “여행용 가방을 칼로 찢었더니 사람 손발이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비닐에 싸인 채 검은색 여행용 가방 속에 있었으며 알몸상태로 흉기에 훼손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의 시신은 양쪽 엄지손가락과 목 등이 흉기에 절단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2009년 이전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2005년 이 아파트에 전입신고 됐으며 2008년 4월까지 매월 40여만 원의 장애인수당과 기초생활 생계급여를 지급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2005년 5월 이혼 이후 주소만 이 아파트 단지에 두고 있었으며 지난 4월 주민등록이 말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아파트 단지에 살던 손수래 주인 정모(당시 76세)씨와 박씨를 내연관계로 보고 있다. 정씨는 2009년 11월 암으로 사망했으며, 정씨가 이웃주민에게 박씨의 동거인 등재를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2006년 이후 행적이 묘연해 박씨의 행적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연쇄 살인 가능성 없다”

부천과 안산 엽기살인사건은 여러 부분에서 유사점이 발견돼 연쇄살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천에서 부패된 시신이 발견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안산에서도 시신이 발견되면서 연쇄살인 공포가 번지고 있다.

안산과 두 사건 모두 경기도 내에서 발생했으며, 피해자 두 사람 모두 40대 중년 여성이다. 또 신체특정부위가 흉기에 의해 절단되거나 훼손됐으며,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발견됐다는 유사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사점 때문에 연쇄살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안산과 부천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연쇄살인이 아닌 별개 사건으로 보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 관계자는 “안산 살해사건과 부천살해사건 범인이 동일범일 가능성은 단 1%도 되지 않는다”며 “안산 살해사건과 부천 살해사건의 발생 시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부천경찰서 관계자는 “손가락 절단의 경우 대부분 면식범의 소행이다”며 “지문을 훼손해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연쇄살인인 경우 범인 대부분은 사이코패스로 사회 등에 불만을 품고 범행 대상을 무작위로 선택해 살해한다”며 “이번 살인 사건은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연쇄살인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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