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선거 전문가들은 2012년은 너무 빠르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민노당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한다. 어차피 영남과 호남을 양대 축으로 하는 기존 지역주의적 보수 정당은 서서히 해체되고 있고, 그 공백을 보수와 진보 양대 축으로 정치판이 재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젊은 층들은 별다른 대안이 없어 ‘상대적으로 진보인’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 민노당이 ‘집권 가능성’을 젊은 유권자들에게 어느 정도 보여주면 득표율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민노당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또 다른 전문가는 “포퓰리즘(대중 선동주의)을 무시할 수 없다.
지금 민노당이 주장하는 부유세를 통한 무상교육, 무상의료 정책과 서울대 폐지라는 공약은 절대 다수 젊은 층이나 하류층을 파고 들 수 있는 폭발력이 있다”고 색다른 분석을 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민노당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런 주객관적 호재에 근거한 ‘거대 담론’이 아니라 그 동안 민노당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작고 세밀한 부분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민노당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 천영세 의원 등 이른바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자’가 아니라 제대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평생을 서민들과 함께 살면서 빈민운동을 해 온 김혜경 대표의 색다른 경험을 토대로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 대표는 여성이다. 여성이기에 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여성표를 민노당의 새로운 전략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보다 세밀한 이미지 개선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보수 정당이 이미지 전략에 나서는 것을 무조건 비판해서는 안된다.
어차피 현대 정치는 이미지 전략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보수 정당처럼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는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흐름에 대해 민노당에 정통한 정치 평론가는 “당연한 수순이다. 민노당이 겨우 10%에 만족하는 소수 정당에서 끝나지 않고 정말로 40% 이상을 얻어 집권당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낡고 타성에 젖은 이미지를 버려야 한다. 이런 ‘작은 혁명’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고, 언젠가는 ‘하드 웨어’까지 손봐야 할 것이다. 즉 지금과 같이 중산층과 대기업을 일종의 청산대상 혹은 의심의 대상으로 바라보아서는 절대로 집권할 수 없다. 서구 노동당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봉 pneuma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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