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장휘경 기자] 1년 8개월 만에 금강산 호텔에서 다시 열린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6일 오전 2시간의 '작별상봉' 이후 그 막을 내린다.
이번 상봉행사는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1·2차로 나눠 각각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1차 남측 가족 389명과 북측 141명, 2차 남측 254명과 북측 가족 188명이 60여년간을 그리움에 눈물이 메마르도록 보고싶어했던 아버지와 어머니, 딸과 아들, 형제와 자매를 만나 혈육의 정을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50년 넘게 애타는 세월을 보내온 이들 이산가족들은 12시간의 짧은 만남을 가진 뒤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정부는 이와 같이 안타까운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자칫 지난번처럼 '썩은 동앗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차 이산상봉에서 결혼 7개월 만에 서로 헤어졌다가 65년 만에 다시 만난 이순규(85) 할머니와 남편 오인세(83) 할아버지는 '지하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한 채 이틀 만에 다시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찾기 신청자는 13만409명. 이 중 6만3900여명이 사망해 생존자는 절반가량인 6만6400여명에 불과했으며 경쟁률은 663대 1이었다.
그나마 생존해 있는 사람 중 53.9%인 3만5800여명이 80세를 넘긴 초고령자로 이산가족 중 60세 이하는 8.1%인 5300여명뿐이다.
더욱이 이산가족이 고령화되면서 아예 만나지 못하고 매년 3000~4000명이 사망하고 있어 '이제 시간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세기 넘게 단장의 세월을 보내온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일회성이 아닌 상봉의 일상화 및 대규모화를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이산가족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한 이산가족은 동반가족을 제외한 1차 북측 상봉자 97명 중 96명이 80대였다. 2차 상봉에 참여하게 된 남측 상봉자 또한 90명 중 80명이 80세 이상이다. 90세 이상도 34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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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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