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원장의 남성건강 이야기] 최음·정력제의 효과를 믿으십니까?
[김재영 원장의 남성건강 이야기] 최음·정력제의 효과를 믿으십니까?
  • 최새봄 기자
  • 입력 2015-10-26 10:49
  • 승인 2015.10.26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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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적 사랑의 대표적 사례는 트리스탄(Tristan)과 이졸데(Isolde)의 사랑이다. 트리스탄의 어머니는 남편이 전쟁터에서 죽자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괴로워하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아들의 이름 트리스탄은 슬픔을 뜻한다. 

트리스탄은 삼촌인 프랑스 국왕 콘월의 보호를 받으며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한 가운데 결투 중 독이 묻은 창에 찔려 중상을 입게 됐다. 이때 해독 치료에 유명한 아일랜드의 이졸데 공주에게 치료를 받았다. 이후 고국으로 돌아온 트리스탄은 삼촌인 왕에게 이졸데 공주의 아름다운 미모와 고결한 품성을 말했다.
 
조카의 칭찬에 마음이 끌린 왕은 공주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으며 트리스탄이 삼촌을 대신해 이졸데 공주를 찾아가 구혼하고 모셔오기로 했다.
 
▲ 뉴시스
그러나 공주는 콘월 왕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낯선 나라로 가는 것이 주저돼 망설였지만 어머니의 설득으로 트리스탄을 따라나섰다.
 
혹여 어머니는 딸이 콘월과 사랑에 빠지지 않아 파혼당하고 프랑스와 적대관계에 놓일 것을 우려해 시녀에게 사랑의 미약을 줬다.
 
하지만 시녀가 프랑스로 향하는 배 안에서 두 사람의 음식에 실수로 넣고 말았다. 미약에 취한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순간적으로 끌어안으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이졸데가 왕비가 된 이후로도 사랑의 불꽃은 꺼질 줄 몰랐고 궁정의 으슥한 장소에서 남몰래 밀애를 나누던 두 사람은 끝내 발각됐다.
 
콘월 왕은 마땅히 두 사람을 죽여야 했으나 그러기에는 왕비를 정말 사랑했고 조카도 자식처럼 아꼈기 때문에 추방시키는 것으로 덮었으며 두 사람은 사랑의 유랑을 떠났다.
 
이처럼 이졸데의 어머니가 시녀에게 줬던 사랑의 미약은 아보카도에서 추출한 즙이며 생김새가 고환을 연상케 한다. 또 지금의 멕시코 지방에서 번성했던 아스테카에서는 아보카도를 아후아카틀로 불렀고 고환이라는 뜻이다. 특히 아보카도의 최음 효과는 막강한 효험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처녀들에게는 금단의 과일로 알려졌다. 또한 선교사들에게 이 나무를 교회 마당에 키우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안타까운 사랑을 나누던 시절,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최음제는 못생긴 솜엉겅퀴였다. 노점상들은 솜엉겅퀴! 몸과 영혼이 후끈! 생식기가 후끈!’하고 고함을 질러 손님을 끌어모았다.
 
또 먹거리와 더불어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 제과점에도 청춘남녀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제과점은 다양한 빵과 초콜릿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초콜릿이 낭만적 사랑을 상징하는 기호가 돼 여학생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초콜릿을 시식한 사람은 명성황후다. 그는 비숍 여사로부터 초콜릿을 선물 받아 시식한 후 달콤하면서 쌉싸름한 맛이라고 평가했지만 초콜릿이 서양의 전통적인 최음제라는 설명을 듣고 무척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초콜릿은 밸런타인데이 원조인 고대 로마의 루페르카리아축제 때 서로 짝을 맺은 연인들이 나누어 먹던 최음제였다. 당시 초콜릿은 술과 더불어 가장 효과적인 성욕 촉진제로 쓰였고 로마에서는 윤락녀의 시조인 아프로디테 포르네 사원에 초콜릿을 제물로 바치는 풍속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최음제가 낭만적 풍속을 갖고 있는 초콜릿 대신 직설적인 약제로 변했다. 이는 돼지 발정제를 거쳐 마리화나와 같은 마약 성분으로 바뀌었다.
 
특히 가장 인기 있는 최음제는 딱정벌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성충동을 자극하는 스페니시 플라이이며 커피와 녹차 등 음료 형태의 약제도 많이 팔린다고 한다.
 
대다수의 최음제는 물에 탄 히로뽕이라고 해서 물뽕으로 불리며 마약 성분이라 부작용이 심각하다. 술과 함께 복용할 경우 구토와 울렁거림은 물론 의식이 마비될 수 있고 성문화가 개방적인 외국에서도 최음제를 강간약이라며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최음제에 취해 서로의 몸을 알게 되고 이로 인해 사랑에 빠졌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례처럼 인간은 육체와 정신이 의식세계를 지배한다.
 
하지만 현대의학 연구결과 최음제나 정력제는 그리 대단한 효과를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명됐다. 정력제의 상징인 웅담이나 해구신도 영양제 한 캡슐에 미치지 못하고 온갖 최음제도 효력이 미미하다. 따라서 진정한 최음제는 서로를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에서 솟아난다고 할 수 있다.
 
<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정리=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 
 

 

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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