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감성이 풍부해지는 가을을 맞아 아이디어가 넘치는 영화들이 속속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 중 참신한 소재로 따지면 흔히들 생각하는 인어가 아닌 생선인간이라는 독특함을 선보이는 영화 ‘돌연변이’가 단연 으뜸이다. 영화는 이미 토론토 국제영화제 및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독창성을 인정받으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영화 ‘돌연변이’는 제작단계부터 생선인간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주목을 받았다. 생선인간은 다리가 물고기가 아닌 머리가 물고기인 다소 괴이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특히 배우 이광수는 제대로 된 얼굴한번 등장하지 못하지만 기꺼이 생선인간 분장을 하고 등장하는 불편을 감수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는 생선인간 박구(이광수 분)와 함께 그를 세상에 등장시킨 주진(박보영 분), 인턴기자 상원(이천희 분), 박구를 핑계로 돈을 뜯어내려는 박구의 아버지, 박구를 돕겠다며 등장한 자칭 인권변호사까지 이들 모두 동상이몽을 꿈꾸며 각자가 상상하는 정상인의 삶을 위한 야욕을 드러내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상원을 맡은 이천희의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시종일관 상원의 입을 통해 철저히 관찰자 입장에서 빠르게 극을 전개 시킨다. 생선인간의 등장 과정에서 세간의 스타로 떠올랐다가 어느 순간 철저히 외면으로 받으며 다시 실험실로 돌아가는 과정, 결국 박구의 죽음까지 나열하면서 각자의 원하던 바를 얻은 후 미련 없이 버려지는 오늘날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
특히 영화 ‘돌연변이’가 박구를 통해 보는 세상은 참혹하다. 극을 이끌어가는 인턴 기자 상원의 모습도 결국 박구에 대한 동정심과 애정으로 승화되지만 그 역시 지방대 출신이 겪어야 하는 세상의 벽 앞에 철저히 무릎을 꿇고 어느 순간 박구를 외면하는 모습을 그려내 보는 이들에게 씁쓸함을 남긴다.
더욱이 영화는 독특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독특함을 강조하지 않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 생선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바라보는 요즘 세상의 모습이 독특하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은 철저히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마이너리거들을 연상시키면서 과연 우리사회가 생각하는 정상인의 삶이 무엇인지 반문하고 있다.

더욱이 제작진이 ‘한국형 극현실 재난영화’라고 분류한 점도 눈에 띈다.
영화 ‘돌연변이’는 오는 22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제공=필라멘트픽쳐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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