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세 인하는 효과가 확연했던 부양책
원자재 가격 기저효과가 나타날 시점 도래
수출부터 살펴보면, 중국의 9월 수출은 전년대비 -3.7% 감소(달러 기준)해 지난 3월 이후의 감소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8월 대비(-5.5%)로는 하락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 8월 중순 실시한 위안화 절하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위안화 환율과 중국 수출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환율 약세 효과가 약 5개월에 걸쳐 수출에 반영되는 모습을 보인다. 2004년 이후 상관계수도 -0.804로 상당히 높은데, 반영되는 시차를 감안하면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인한 수출 개선 효과는 아직 초입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관리변동환율제로 인해 지난 8월의 위안화 절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의 실질실효환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고평가(달러 강세 제한적 반영)되어 있는 것을 참고하면, 수출 경쟁력 회복을 위한 중국 정부의 추가 조치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중국의 9월 수입은 전년대비 -20.4% 감소해, 지난 2월(-20.5%)에 이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내수 부진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내수 측면에서 중국의 소비 경기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 지표는 최근에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전년대비 +10.8%를 기록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9월 실적도 동일한 수준(+10.8%)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 최근 중국 정부는 기존의 기준금리 인하, 지준율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까지 부양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달 발표한 ‘1.6ℓ(1,600cc) 이하의 소형 차종 구매에 대한 자동차세 50%(10% → 5%) 인하’와 ‘주택 구입 계약금 비율 인하(30%→25%)’ 조치는 내수 진작을 위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자동차는 중국의 소매판매에서 가장 높은 비중(11.6%, 2015년 YTD 기준)를 차지하는 품목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 1월에도 배기량 1.6L 이하 차종에 대해 2009년 5%p, 2010년 2.5%p 의 세율 인하를 단행한 경험이 있는데, 당시 중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대비 최대 +126%(2010년 1월 중국 자동차 판매)까지 상승, 소매판매 증가로 연결됐다. 결국 중국의 내수 소비 경기는 향후 추가 악화되기 보다는 개선 될 여지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원자재는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약 18%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교역 금액 감소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중국의 9월 원자재 (원유, 철강, 구리) 수입 실적을 살펴보면 원자재 수입 물량 자체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결국 원자재 가격 회복이 문제인데, 원자재 가격은 최근 달러 강세와 각 원자재의 개별 이슈(글렌코어 생산 감축, 미국 원유 생산 감소 전망)로 인한 가격 상승을 배제하더라도, 작년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 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 결국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와 내수 부양 정책으로 인한 소비 회복 가능성, 원자재 가격의 기저 효과 등을 감안하면 향후 중국의 무역 지표는 개선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추가적으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중국의 수출 개선이 미국의 견조한 수입 수요에 의해 뒷받침 되었다는 점이다. 9월 중국의 대 미국 수출은 전년대비 +6.8% 증가해 8월의 -1.0% 대비 크게 개선되었다.
미국은 금액 기준 수입이 전년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오히려 수입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국가이다. 달러 강세로 인해 수입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금액이 감소했던 것인데, 수입 물량 증가 추세는 소비 경기 회복에 힘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소비 경기 개선은 수입 수요를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대 미국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의 소매판매에 선행성을 보이는 소비심리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참고하면 미국의 소비 경기 회복세는 지속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 수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대 미국 및 중국 수출을 살펴보면 ‘기계 및 운수장비(자동차, 전자기기, 산업기계 등)’가 각각 50.7%, 68.3%로 가장 높고, 이외 화학, 광물 연료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4년 연간 기준).
자연히 관련 업종 지수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 할 수 있는데, 2010년 이후 우리나라의 ‘대미국 및 대중국 수출 증가율’과 ‘유관 업종 지수 간의 상관관계’는 기계+0.682, 운송장비 +0.640, 화학 +0.503, 전기전자 +0.494이다.
<자료-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