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큰손’고객 잡으려고 한국 카지노서 性접대까지?
중국 ‘큰손’고객 잡으려고 한국 카지노서 性접대까지?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5-10-19 09:56
  • 승인 2015.10.19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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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카지노 “약정서와 무관…성접대 사실 없다”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최근 국내외 언론에서 일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성접대까지 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경찰이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다음 달 말까지 전국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대상으로 성매매 알선을 비롯한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도된 제주 지역을 비롯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강원 등 주로 카지노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 언론이 제주도를 비롯한 한국 카지노의 중국인 유인 실태를 고발했다. 이에 앞서 한국 언론도 제주도 카지노 업체들의 중국 관광객 상대 불법 영업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 13(현지시간) 논평형 프로그램인 초점방담이란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도박장이 3류 여배우까지 동원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부적절한 영업 실태를 공개했다.
 
아울러 일부 한국 업체들이 중국 내 사무실을 차려놓고 불법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나 관계자들이 엄중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CCTV제주도 내 한국 카지노들은 중국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비행기표와 숙식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VIP로 분류되는 고객에게는 무료 성접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CCTV는 그 근거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한 카지노업체의 약정서라는 제주국제오락공사 중개협의서를 제시했다.
 
약정서 상에는 10만 위안(1800만 원)의 칩을 교환하면 '전문적인 마사지 서비스' 1회를, 20만 위안의 칩을 교환하면 한국 무명 배우나 모델로부터 한 차례 성접대 서비스를, 50만 위안의 칩을 교환하면 무명 배우 또는 모델 등이 23일간 24시간 동반하는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구체적인 조건이 내걸려 있다.
 
약정서에 제시된 조건대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고객들은 돈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카지노업체가 돈을 벌게 되는 구조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반면 제주도 내 카지노 업계는 이 같은 협약서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CCTV 보도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모 카지노 업체 관계자는 제주에 실제 CCTV가 공개한 약정서를 만든 제주국제오락공사라는 곳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있다이 곳이 중국 현지 알선책들이 조직한 것인지 아무것도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CCTV, 카지노
불법 모객 집중 조명
 
CCTV는 한국의 일부 도박장이 중국에 사무소를 차려놓고 중국인들을 조직적으로 유인하다 체포된 사례도 소개했다.
 
중국 공안부는 지난 617일 베이징(北京), 허베이(河北). 상하이(上海), 장쑤(江蘇)성에서 일제 수사를 통해 현지 사무소의 한국인 책임자 13명과 중국 국적의 대리인 및 간부 34명을 한꺼번에 체포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당시 체포된 한국인 중에는 제주의 한 카지노 직원 2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불법 도박자금 3000만 위안(544000만원)에 대해 동결 조치도 취했다. 이로써 중국 당국은 한국 도박장 5곳이 개설한 도박 알선 관련 네트워크를 소탕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에 앞서 201312월에도 모 카지노 업체 직원 3명이 중국 현지에서 모객 활동을 벌이다 베이징 공항에서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된 바 있다. 당시 중국 공안은 도박알선 혐의를 적용해 3명 전원에 징역 1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수감생활을 마치고 올해 5월 한국으로 추방됐다.
 
지난해에도 제주도 모 호텔도박장이 개설한 사무소를 수사해 8명이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카지노에서는 고객에게 수작을 부리기도 하는데 이는 중국 현지에서 고객 유치활동을 하다 공안에 체포된 사례 등을 통해 일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CTV는 한국 도박장이 중국에 개설한 사무실에서 어떻게 중국인들을 유인해 왔는지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우선 사람을 소개만 해주면 중개인은 칩 구매금액의 1.6%를 수당으로 받고, 고객이 칩 100만장을 잃으면 20%를 더 받는 데다 300만 원의 수당을 추가로 받게 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CCTV브로커들이 중국인 고객을 유치하는 데 혈안이 된 까닭은 이처럼 거액의 인센티브를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인 고객을 소개하려는 브로커가 문어발식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당국은 중국인이 도박을 위해 제주도를 많이 찾는 배경과 관련,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데다 한국 카지노업체들이 부유한 중국인을 위해 항공권, 호텔, 통역 등의 각종 혜택을 주고 심지어 성접대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장 적발 못하면
혐의 입증 어려워
 
그러나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한국의 도박장이 삼류 배우까지 동원해 중국인 관광객에게 성접대를 제공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자료 화면의 약정서와 전혀 무관하고 성접대 알선 또는 제공을 한 사실이 없다"고 못박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국내 카지노업계에 확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왜곡해 보도한 것은 문제가 있다국내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CCTV 측에 강력히 따지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국 관영 언론이 보도한 제주지역 카지노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
 
제주지검은 도내 카지노 업계와 주제주총영사관을 상대로 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제주지방경찰청도 성접대 의혹에 대한 진위 파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 유치 활동은 현지 모집책을 통해 이뤄져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힘들다면서도 우선적으로 여행업계를 상대로 정보를 수집한 뒤 보도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나오면 정식 수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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