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활개 치는 ‘꽃뱀열전’
여전히 활개 치는 ‘꽃뱀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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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6-14 14:32
  • 승인 2011.06.14 14:32
  • 호수 893
  • 4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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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지역 예선 합격자까지 가세… “성폭행 혐의 뒤집어 쓸 수도”


여전히 꽃뱀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꽃뱀들은 더욱 더 지능적이고 악랄하게 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거에는 혈혈단신 단독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조직화, 집단화되면서 미성년자들까지 이러한 꽃뱀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여전히 성매매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꽃뱀의 존재는 어쩌면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매매뿐만 아니라 부킹 문화도 활성화되어 있어 남성의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성폭행’ 혐의를 뒤집어 쓸 위험까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많은 남성들이 성매매를 하길 원하고 부킹에 대한 짜릿한 매력을 잊지 못하는 이상 꽃뱀의 존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꽃뱀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요지경 풍속을 집중 취재했다.

지난 3월 한 미스코리아 지역 예선 입상자의 꽃뱀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승무원’이라고 속인 뒤 성매매를 할 것처럼 남성을 모텔로 유인한 뒤 남자의 지갑 속에 있던 돈 200만 원을 가지고 달아났다. 하지만 그녀의 범행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 전에도 그녀는 또 다른 남성을 만나 100만 원을 훔쳤다. 수법은 대개 비슷했다. 남성이 샤워를 하고 있는 사이에 지갑을 훔쳐 달아난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기에는 공범이 있었다. 바로 그녀의 남자친구였다. 남자친구는 여성이 낯선 남성과 만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가 함께 모텔에 들어가면 그 앞에서 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었던 것이다. 여성이 돈을 훔쳐 밖으로 나오면 그는 재빨리 차를 몰아 멀리 달아났던 것. 하지만 그녀의 꼬리는 그리 길지 않았다. 두 번째 범행 이후 곧 경찰에 붙잡혔으며 신원을 조사하던 중에 그녀가 미스코리아 지역 예선 합격자였던 사실이 드러났던 것.


“조폭 브로커도 조심하라”

지난 4월에는 미성년자를 통해 강간사건을 조작하려던 일당이 붙잡혔다. 조직폭력배와 브로커는 미성년자에게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시킨 뒤 다음 날 ‘성폭행 당했다’고 신고하도록 했다. 그런 후 ‘친오빠’를 자처한 조직폭력배들이 나타나 그를 협박하면서 ‘2억 원을 내 놓으라’고 이야기했던 것. 특히 조폭들은 미성년자의 옷을 찢는 등 실제 상황을 꾸미면서 지능적으로 행동했다. 결국 부킹 상대남성과 ‘친오빠’들과의 실랑이 중에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됐고 결국 그들은 덜미를 잡히고야 말았다.

사실 이 두 사건만 놓고 봐도 꽃뱀이 얼마나 손쉽게 상대 남성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한명은 매일 밤에도 수백 건씩 일어나고 있는 부킹의 현장에서, 또 다른 한명은 지금도 인터넷상에서 이뤄지고 있을 성매매 제안의 과정에서 각각 꽃뱀에게 당했던 것이다.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누구나 이러한 꽃뱀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 역시 과거 거의 꽃뱀에게 돈을 뜯길 위기까지 갔다. 다행히 남성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이라 그나마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었고, 따라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한 여성과 잠자리를 한 적이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그녀와 헤어졌는데,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강간혐의라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결백했다. 강간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예 성관계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술이 너무 취해 다음 날 성관계를 맺을 생각이었지만 막상 다음 날 아침에는 술이 다 깨서 성관계를 맺지 못했다. 나는 경찰서에 가서 그녀와 3자 대면을 한 후 곧바로 산부인과로 가서 강간의 흔적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했다. 결국 그렇게 경찰과 함께 산부인과로 가게 됐고 산부인과에서는 강간은 물론 성관계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정액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혐의를 벗을 수 있었고 오히려 반대로 그녀를 무고죄로 고소한 상태다. 그녀가 계속해서 합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합의를 하지 않았다. 어떻게 멀쩡한 나를 그렇게 강간범으로 몰 수 있겠는가. 역시 꽃뱀은 무섭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과의 잠자리는 피해야

하지만 만약 그가 결혼을 했다면 상황은 좀 달라졌을 수 있다. 일단 강간범의 혐의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아내에게는 의심의 빌미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역시 과감하게 대응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결국에는 경찰도 그 남성을 믿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꽃뱀들은 오늘도 수많은 남성들을 홀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꽃뱀에게 제대로 한번 당한 적이 있다는 또 다른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다수 꽃뱀들의 특성이란 집요함을 들 수 있다. 그녀들은 증거를 조작하기도 하고 스스로 경찰서에 걸어 들어가는 과감함을 발휘하기도 한다. 특히 상대방 남성이 유부남일 경우에는 더더욱 과감하게 문제 삼고 심지어는 가족에게 연락을 하려는 협박을 하는 경우도 대다수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단순히 돈으로만 해결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처음에 몇백만 원을 요구해서 그 돈을 주면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순진한 남성들도 있다. 하지만 악질적인 꽃뱀의 경우 다음에 자신이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면 또다시 돈을 요구하는 경우까지 있다. 정말 이럴 때에는 제대로 물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줄 때에 각서를 쓰고 그것을 공증까지 받아놓는 일이다. 꽃뱀과의 각서를 공증을 받는 것이 쑥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것을 해놓지 않으면 다음에 또 경제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렇게 법률적인 근거를 통해 다시 협박할 수 있는 싹을 잘라놓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꽃뱀에게 당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가장 근본적인 대책 가운데 한 가지는 ‘검증되지 않은 사람과의 잠자리를 피하라’는 것이다. 거의 모든 꽃뱀 사건의 경우 낯선 이들과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최소한 친구의 친구라든지, 아는 사람의 친구 정도만 되어도 이러한 꽃뱀에게 당할 확률은 현저하게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나이트클럽에서의 부킹이다. 성인끼리의 만남과 합의에 의한 성관계는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이는 불법으로 ‘직행’할 수도 있는 꽤 위험한 관계인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성매매를 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성매매는 완전한 불법인 것만큼 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심할 경우 꽃뱀으로부터의 위험은 벗어날 수 있어도 성매매라는 불법에서는 벗어날 수 없음을 늘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더더군다나 미성년과의 성매매는 가중처벌까지 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신에게 장점이 없음에도 지나치게 먼저 잠자리를 유도하는 듯한 여성도 피해야할 부류 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 여성이 자신을 이상형으로 생각한다든지, 혹은 지나치게 외로워서 남성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든지 하는 뭔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자신과 부킹을 한 남성과 애초부터 잠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좀 이상한 일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불순한 목적이 없는 이상, 낯선 남성과의 첫 만남에서 섹스를 생각하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부킹에 관한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렇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부킹만큼이나 철저하게 ‘게임의 논리’에 입각해 있는 것이 없다. 누군가 한쪽에 대해서 매력을 가지는 ‘파워’가 있어야지만 잠자리가 형성된다. 남성이 돈이 많거나 전문직이거나, 혹은 나중에라도 뭔가 여성의 입장에서는 ‘얻을 것’이 있어야 ‘정상적인’ 부킹과 잠자리가 된다. 만약 이런 것이 없는 이상 분명히 뭔가가 있음을 직감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다음에야 일이 이상하게 꼬여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남성들은 당장의 욕심 때문에 자신의 성욕을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꽃뱀 경험남 “모두 내 탓”

꽃뱀을 경험했던 대부분의 남성들은 결국 ‘내 자신의 잘못’이라고 고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폭풍과도 같았던 한 때의 고통이 지나간 뒤의 반성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돌이켜 보면 모두 가 내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내가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그런 잘못된 일에 엮일 일도 없었고 그렇게 해서 문제가 생길 일도 없지 않았을까. 결국에는 내 잘못이고 궁극적으로는 나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꽃뱀을 당하면서 ‘인간수련’을 한 느낌이다. 사람이 돈 앞에서 얼마나 악질적이고 악랄할 수 있는지를 잘 배웠다고나 할까. 어쨌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여자 조심’을 할 생각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꽃뱀의 활약(?)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것을 경험한 남성들이야 더 이상 꽃뱀에 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꽃뱀의 위험성을 모른 채 부킹과 성매매의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동석 헤이맨라이프 기자]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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