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기자가 만난 사람들] 평창 홍보대사 문명곤 회장
[박찬호기자가 만난 사람들] 평창 홍보대사 문명곤 회장
  • 박찬호 기자
  • 입력 2015-10-12 10:31
  • 승인 2015.10.12 10:31
  • 호수 1119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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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이 한 몸 바칠 터

2천여 명의 홍콩 태권도 제자와 함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알릴 터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태권도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던 하겠습니다.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이 한 몸 바칠 계획입니다.”
문명곤 홍콩동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60),그의 태권도 사랑은 실로 대단했다. 태권도 이야기로 시작해, 태권도 이야기로 끝을 맺다시피 했다 태권도 삼매경에 빠져, 입에 침이 마를 겨를조차 없다. 어찌 그리 좋아하냐는 질문에 “내 운명”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가 되돌아온다. 천상 태권도인이라고나 할까. 강원도(도지사 최문순)는 최근 해외 각계 전문가와 유력인사 등을 2018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한 '렛츠 고 평창' 해외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문명곤 회장은 홍콩동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으로서 홍보사절단 위촉 식에 강원도 도청을 방문하고 무주태권도원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해외홍보대사는 '2018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스포츠 행사 지원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예술 행사 기획·지원 활동을 맡게 된다. 또 해외도민회 초청 행사와 자체 행사에서 올림픽 홍보영상을 상영하거나 플래카드를 게시하고, 사회 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 활동도 하게 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한 문명곤회장은 공부에 대한 흥미보다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명문 경북대사대부고에 입학한 뒤 이소룡 영화에 심취, 태권도 3단 자격증을 획득 했고, 그 결과 현재 태권도8단, 합기도 8단이다. 전문 체육인이 되기 위해 경북대학교 사범대 체육과에 진학한 이후 우슈. 유도, 검도, 합기도 등 각종 무술을 섭렵했다. 해병대 간부후보생으로 입대, 소대장 및 중대장과 태권도 교관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체육교사로 문경공업고등학교에서 4년간 교단에 섰다.

문 회장은 평소 꿈꿔왔던 영화 출연을 위해 교편생활을 접고 1987년 홍콩 땅을 밟았다. 조연이었지만 영화 촬영을 통해 태권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홍콩에 도장을 열었다.

“액션배우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홍콩으로 갔지만 현실은 너무나 높았습니다, 당초 약속과 달리 주연배우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고, 고작 조연으로 1,2편 찍다가 말았습니다. 그래서 영화배우의 꿈을 접고 태권도장을 열었습니다.‘

문명곤회장은 홍콩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야 했다. 막막했지만 낮에는 길거리에서 태권도장을 알리고 밤에는 수련의 끈을 놓지 않고 그야말로 밤낮으로 일했다. 에피소드도 적지 않았다. 하루는 서툰 영어로 태권도 훈련생에게 인사는 45도로 하라는 말에 45번을 인사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문회장의 회고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해병대 교관출신의 사범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홍콩 군대는 물론 경찰서까지 태권도 교육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이런 소문은 금방 일본까지 퍼졌다. 급기야 일본의 게임화사인 SNK에서 스폰서를 하겠다며 태권도시범을 요청했다. 도장을 하면서 덤으로 연봉 1억 이상을 받는 조건을 마다할리 없어 이를 전폭적으로 수용했다.

홍콩에서 태권도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첫 신호탄이었다. 1년에 2,3차례씩 무려 12년간 한국의 태권도 시범단을 홍콩으로 초청한 배경이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현재 일본총리 아베 신조의 부친인 아베 신따루 외상 때 일본의 초청을 받아 그 앞에서 시범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것만이 아니다 문명곤회장은 홍콩을 활동무대로 중국의 심천, 상해, 광주, 주해 등지로 돌며 한국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을 보이며 한국 태권도의 위상을 보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베 신따루 외상과의 만남

3년 전부터는 홍콩 영사관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현지 경찰, 군인, 직장인 등 30여명에게 태권도를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현재 700만 명의 홍콩인구 중에서 태권도 인구는 50만 여명. 여기에는 문명곤회장의 역할은 지대하다. 현재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교포들은 대략 1만 5천명. 문 회장은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태권도의 현실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고도 한다. 한국 사범들 끼리 불화다.

“홍콩에는 저와 한국사범, 및 협회가 공히 책임을 지고 단증심사를 해 국기원으로부터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200여명의 한국인 사범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해 태권도 국기원 단증 심사 권한을 중국태권도협회에 빼앗긴 우를 범한 것입니다. 즉 한국인 사범은 태권도 승단 심사에 대한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말입니다. 가슴 아픈 일이지요.”

문 회장은 현재 홍콩에서 한류의 열풍이 대단하다.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가 문화브랜드로 거듭나 홍콩을 포함하여 동아시아에 전역에 전파하도록 더 한층 노력 하겠다며 열정을 보였다.

문 회장은 올림픽 예선심판 및 아시아게임, 세계대회 심판 등의 활동으로 현재 특급(S급)으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제심판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동안 여러 활약의 결과로 국제경기최우수 심판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였으며, 2011년 자랑스런 군성인상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 문체부장관상 2013년 해외최우수 체육지도자상과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문명곤회장의 직계가족, 태권도 19단

한국인 태권도 사범들이 세계 어디를 가나 태권도 종주국으로써 자존심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는 그의 반문이다. 그는 2009년부터 홍콩 대한체육회장을 거쳐 현재 홍콩 동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이자 홍콩한인태권도협회회장, 세계한인체육회장총연합회 수석 부회장과 강원도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그의 가족은 모두 태권도 가족이다. 아내는 3단, 아들 캐빈 문은 5단, 딸 엘리스 문은 3단 등 가족이 모두 유단자다. 가족 모두 합하면 19단이다. 내년에 문회장이 9단으로 승단하면 20단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다.

아들과 딸은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한 뒤 홍콩으로 돌아와 아들은 요트회사에 다니면서 동시에 문화장의 도장에서 사범을 하고 있다. 또한 딸은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홍콩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자녀 모두가 5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덕분에 종종 태권도 국제대회에서 통역을 하기도 한다고 문회장은 자랑이다. 또한 한류스타인 ‘소녀시대’같은 가수나 배우들이 홍콩에 올 때 통역하기도 했다.

문명곤회장은 최근 중국자본과 홍콩자본을 국내에 투자하는 컨설팅 및 부동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과 불과 비행기로 세 시간 내외로 홍콩에 산지 28년, 홍콩은 부정부패가 용납되지 않고, 치맛바람이 없는 비교적 깨끗한 나라. 번 돈에서 세금 15%만 내면 사업하기 좋은 나라가 바로 홍콩이라고 홍콩 알리기에도 빼놓지 않았다.

문명곤회장이 꿈꾸었던 유명 액션 배우는 못했지만 세계 속에서 태권도를 통한 한류 화 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인이었다.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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