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의 ‘통합행동’ 쇄신 구상은 …
김부겸의 ‘통합행동’ 쇄신 구상은 …
  • 류제성 언론인
  • 입력 2015-10-12 10:09
  • 승인 2015.10.12 10:09
  • 호수 1119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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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규합…손학규 대안론?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친노계와 비노계가 끊임없이 갈등을 겪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새로운 중도 세력이 형성됐다. 10월 6일 발족한 ‘통합행동’이다. 여기엔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조정식·민병두·정성호 의원, 김부겸·김영춘·정장선 전 의원, 송영길 전 인천시장 등 8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김부겸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그동안 당내 계파 갈등에서 중간자적 입장에 서 있었다. 당 지도부 경선에도 나가지 않고 지역주의 극복을 기치로 내세워 낙향한 대구에 머물렀다. 새로운 지역구인 수성갑에 올인 한 결과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공천이 유력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있다. 만일 그가 적진이나 다름없는 대구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킨다면 단번에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게 된다.
야권의 미래 블루칩인 김 전 의원이 당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가 중도성향의 전·현직 의원 8임 모임에 참여한 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야권 일각에선 “김부겸이 야권 쇄신 국면에서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김 전 의원은 최근 한 사석에서 야권 질서 개편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고 한다. 이 자리서 김 전 의원은 “야권이 이대로는 안 된다. 혁신위에서 내놓은 혁신안도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는다.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있어야 하고, 그런 요구들이 당내에서 많다. 욕구가 분출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야권 관계자는 “8인 모임은 문재인 대표체제에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문재인 이후의 당 쇄신을 염두에 두고 출범한 측면이 있다”며 “8명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모임이 손학규 전 대표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합행동’ 멤버 8명 중 조정식 의원과 김부겸·정장선·김영춘 전 의원이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박영선 의원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토담집에 칩거 중인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박 의원은 한 방송에서 ‘손 전 대표도 마음속으로 통합행동 모임을 지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손 전 대표와 의논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생각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야당 승리를 위한 통합의 힘이라는 데에 대해서 부인하실 분들이 많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제가 답을 드리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통합행동’ 멤버 중에서도 특히 김부겸 전 의원은 손 전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당으로 복귀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믿는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손 전 대표의 서울대 정치학과 후배로 오랜 기간 동안 끈끈한 정을 이어왔다.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때 김 전 의원은 손학규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다. 얼마 전 대구의 한 행사장에서 두 사람이 긴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손 전 대표의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지금 상태론 안 된다. 다만 ‘야권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하는 상황까지 가면 모르는 일이다. 야권이 분열 위험에 빠지면 당에서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당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 않겠나. 그분의 자존심이나 지금까지 해온 걸 보면 본인 입으로 말을 바꾸거나 하진 않을 거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열될 수도 있다. 모두 제 목소리를 내고 엉망이 될지 모른다. 그런 때 당을 추스를 인물이 필요할 수 있고, 그 인물이 손 전 대표가 될 수도 있다.”
ilyo@ilyoseoul.co.kr 

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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