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는 지난달 30일 문경시민운동장에서 대회 첫 경기로 열린 축구 A조 1차전 미국과의 예선 경기에서 조동건과 이승기가 2골씩을 넣는 활약을 앞세워 7-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상무의 승전보보다 이정협의 안면보호대를 차고 그라운드에 나선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
앞서 이정협은 지난 8월 2015 K리그 챌린지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머리에 부딪혀 광대뼈가 함몰됐다.
그는 치료한 의사가 부상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려면 반년이 걸린다고 말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였지만 불과 두 달 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또 이정협은 소속팀 상주 상무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특히 그는 군인체육대회 폐막 다음 날인 오는 12일에 전역하는 ‘말년 병장’으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군인체육대회 출전을 자청해 조별예선에서 안면보호대를 차고 뛰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경기당일 이정협은 “스스로 간절했고 응원해준 팬들을 생각했다. 부상 3주 후부터 조깅을 시작했다”며 “답답하지만 마스크를 쓰면 ‘배트맨’이 된 기분” 이라고 말했다.
상무는 투지의 이정협의 전역식을 앞두고 지난 6일 카타르를 1-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린 알제리(3승)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팀은 A조 1위에 오르면 10일 결승전을 갖는다.
이정협은 “10분 아니 1분이라도 뛰어 금메달을 따내는 데 기여한 뒤 당당하게 전역 신고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무래도 좀 마지막 대회인 만큼 제가 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제대를 하고 싶었고, 단 1분을 뛰더라도 군인체육대회 축구 금메달의 디딤돌을 놓고 당당하게 전역할 생각입니다” 한 차례 시련을 겪은 뒤의 성숙한 모습을 내비췄다.
이정협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1년 9개월여 간의 복무를 마치고 소속팀인 부산으로 돌아간다.
그는 상무에 있으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입대했는데 계획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대표팀에 뽑혔던 것이 가장 기분이 좋았고, 좋은 선수들과 동료로 생활하며 한 자리에서 공을 찬다는 것이 감사하고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군 생활을 돌아봤다.
이정협은 몸 상태에 대해 “아직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다. 몸 상태는 50% 정도”며 “아직 훈련을 시작한 지 2주밖에 안됐다. 최대한 빨리 준비를 잘해서 예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9월 라오스전 후 “이정협을 잊지 않고 있다”며 그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이에 대해 이정협은 “병원에서 들었다. 감독님은 내게 은인이다.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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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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