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대권 야욕에 자충수 연발
지나친 대권 야욕에 자충수 연발
  • 이목희 언론인 
  • 입력 2004-07-14 09:00
  • 승인 2004.07.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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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의 ‘대권 꿈’이 흔들리고 있다.‘서울시 봉헌 발언 파문’과 ‘서울시 대중교통체제 문제점’등이 불거지면서, 이 시장은 사면초가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이 시장의 불도저식 사업추진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이 ‘이명박 흠집내기’에 나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과 함께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권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 시장이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이명박 서울시장은’청계천 복원사업’, ‘시청 잔디 광장 조성’, ‘강북 뉴타운사업’등 굵직한 사업을 특유의 밀어붙이기식로 추진해 왔다.이런 그의 70년대 불도저식 사업추진에 대해 시민들은 찬반양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으로 청계천 복원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의견과 ‘시민들의 편의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특히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사업추진이’차기 대권을 노린 업적쌓기용’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 시장이 대권욕 때문에 수많은 개발사업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실제로 이 시장은 그간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이 시장은 언론 등을 통해 “지자체 단체장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이미 추세라고 생각하고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단체장 출신 대통령론’을 강조해왔다.그는 또 “국가운영을 위해서는 경륜이 있어야 하고 검증 받은 이가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정치만 하고 경륜이 없는 정치인들로 인해 한국사회가 부작용이 생겼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자신이 기존 정치인과 달리, 현대건설 사장·국회의원·서울시장 등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이런 자신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서울시장 재임시의 업적이 필수적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성공한 서울시장으로서 대권에 도전하고 싶은 것이 이 시장의 생각일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사업·시청 잔디광장사업·뉴타운건설 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이처럼 성공한 서울시장으로서 면모를 갖추려는 이 시장이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서울시 봉헌 발언 파문’과 ‘대중교통개편의 문제점’등이 제기되면서 코너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난 5월 3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해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 기독 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기도했다.이런 발언이 공개되자, 네티즌과 시민들은 “서울시가 서울시장의 전유물이냐”, “시장이 서울을 특정 종교단체에 봉헌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비난하고 나섰다.이 시장측은 이에 대해 “교회 장로로서 개인적으로 참석해 발언한 것이다. 단지 종교적인 행위일 뿐, 확대해석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시민들은 “개인의 종교활동 차원이 아닌 대권을 의식한 행보”라고 이 시장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지난 1일부터 시행된 서울시의 대중교통개편도 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민들은 “서울시의 버스 중앙차선제도와 노선개편, 환승시스템이 차량 정체와 혼잡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여기에 시민들은 이 시장의 전근대적인 사고와 무모한 개발 등을 꼬집으며, “이 시장이 시민들을 불모로 삼은 채, 자신의 권력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시장직을 활용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이에 대해 이 시장은 지난 4일, 서울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대중교통개편에 대한 보완책을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일부 네티즌과 시민들은 서울시와 이 시장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하는가 하면, 인터넷을 통해 ‘이 시장 국민소환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정치권의 ‘이명박 흠집내기’도 절정에 달하고 있다. 특히 그간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이 시장과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열린우리당은 호기를 잡았다.이 시장은 “잠시 왔다가는 정권이 수도를 이전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수도 이전을 강행할 경우’권한쟁의 심판’을 낼 수도 있다”며 수도이전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며, 열린우리당을 압박한 바 있다.이에 열린우리당은 이번 이 시장의 행보에 대해 집중적인 공격에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서울 봉헌 발언’에 대해 “대권에 눈이 멀어 신성한 종교까지 이용하고 있다”며 “이 시장은 과욕을 부리지 말고 자신이 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시 운영에나 전념하라”고 비판했다.이와 함께, ‘대중교통 개편’에 대해서도 “졸속한 대중교통체제 개선책이 나온 것은 이 시장의 대권욕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같이 정치권의 집중포화와 시민들의 반발로, 인구 천만의 서울을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하려했던 이 시장의 행보는 커다란 타격을 입고 있다.한나라당내에서는 박근혜 대표와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과 함께 유력한 대권후보로 이 시장이 꼽혀왔다. 하지만 이번 파문 등으로 이 시장의 당내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시장이 일각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개발계획을 밀어 붙였던 것은 대선경쟁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정치인생의 최대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박근혜 전대표의 경우, 4·15총선과 6·5 재보선에서 선전함으로써 이미 당내 차기대권 후보고지를 선점했다”며 “이 시장으로서는 박 대표의 독주를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이 시장이 수도이전과 관련한 국민투표 실시와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의 초강수를 들고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이 시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따라 대권을 향한 그의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유력한 차기 대권주자군 가운데 한 사람인 이 시장이 파문과 비난여론을 어떻게 잠재울지 자못 귀추가 주목된다.

이목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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