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비자금 관리한다” 3년간 3억 사기
“재벌 비자금 관리한다” 3년간 3억 사기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1-05-24 09:59
  • 승인 2011.05.24 09:59
  • 호수 890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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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서 기자]= 인터넷에서 만난 40대 여성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여 3년간 수억 원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지난 17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전직 은행원 이모(43·여)씨에게 국제금융전문가라고 속여 결혼을 빌미로 3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지모(52)씨를 구속했다.

무직인 지씨는 2009년 5월 10일부터 2011년 1월 25일까지 3년간 이씨로부터 234차례에 걸쳐 3억 원을 가로채 호텔 숙식비와 생활비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지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호텔에서 머물며 “재벌들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국제금융전문가인데 자금이 동결돼 자금 융통이 어렵다. 자금이 활성화 되면 반드시 모두 갚고 보답하겠다”고 이씨를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씨가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데다 외국어에 능통해 이씨는 3년동안 감쪽같이 속았다. 미혼이었던 이씨는 2008년 말 은행을 그만두고 재취업을 준비하던 중 지씨를 만나 사기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에서 지씨는 “고등학교 때 가족이 이민을 가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금융전문직종에 종사한 경력이 있다”며 “친형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매일 2~3만원 씩 받고 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은행 퇴직 후 받은 퇴직금을 지씨의 사기 행각으로 모두 잃었다”며 “지씨가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을 갚기 위해 거주하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 월세로 거처를 옮기는 등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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