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신작 ‘라면을 끓이며’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의혹
김훈, 신작 ‘라면을 끓이며’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의혹
  • 박찬호 기자
  • 입력 2015-10-05 14:38
  • 승인 2015.10.05 14:38
  • 호수 1118
  • 6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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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김훈 작가의 신작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가 베스트셀러 ‘순위조작 의혹’에 휘말렸다.

새움출판사 이대식 대표가 9월 24일 페이스북에 순위 조작을 주장하면서다. 문학동네가 ‘또’ 출판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9월 30일 출간된 김훈의 신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를 둘러싸고 이대식(필명:이정서) 새움 출판사 대표가 “순위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이대식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베스트셀러 순위조작, ‘한국출판인회의’인가, ‘문학동네’인가?-황석영을 죽이더니, 이제 김훈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9월 24일 한국출판인회의는 9월 17일부터 23일까지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했다. 순위에는 아직 출간 전인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가 종합 11위에 올라 있었다. 이에 대해 이대식 대표는 “아무리 좋게 잡아도 종합 100위권”이라며 “조작발표”라고 주장했다.

이대식 대표가 순위조작을 주장하는 근거는 뭘까. 그는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엊그제(23일) 발표한 교보문고 지난주 종합 베스트 순위 200위 안에도 ‘라면을 끓이며’는 없다. 예스24에서는 주간 39위에 올라 있다. 인터파크 도서는 주간 순위가 10위까지만 잡혀 있어 순위를 확인할 수조차 없다.” 이대식 대표는 “다음주 베스트셀러 순위 발표에는 ‘라면을 끓이며 출간과 동시에 5위권 진입!’이 아닐까? 문학동네가 언제나 등장시키던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학동네 방미연 마케팅 팀장은 9월 27일 이대식 대표의 페이스북에 “귀하의 글에는 악의적인 왜곡이 있다”며 반박 글을 남겼다. 방미연 팀장은 이대식 대표가 말한 근거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문학동네는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한 사실이 없다”며 “명백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다. 귀하에게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발끈했다.

다음 날인 9월 28일 문학동네는 “이대식 대표를 고소하겠다”고 공식 카페에 공지했다. 이 대표뿐만 아니라 “순위조작 의혹 기사를 보도한 뉴스1 기자와 회사 모두에게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예약판매 기간 중에는 온라인으로만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기록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조작의 흔적이 있다면 쉽사리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란이 거센 이유는 순위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책이 유명작가 김훈의 신간인 탓도 있다. 아무리 문학동네라는 대형 출판사의 책이라도 무명작가의 책이었다면 이토록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진 않았을 것이다.

문학동네 편집부 이연실 팀장은 “순위조작 관련해서는 딱히 걱정하지 않는다”며 “데이터가 명확히 말해주기 때문에 공개되면 전혀 문제될 일이 없다”고 했다.

‘순위조작’의 주체 중 하나로 지목된 한국출판인회의는 “순위조작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대식 대표의 필명은 ‘이정서’다. 2014년 3월 ‘이방인 번역 논쟁’의 주인공인 이정서가 바로 이대식 대표다. 당시 이 대표는 “한국 최고의 카뮈 권위자로 손꼽히는 김화영 교수의 잘못된 번역으로 한국 독자들이 수십년간 ‘이방인’을 오해해왔다”고 주장했다.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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