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대행’ 서비스 업계 호황
‘애인대행’ 서비스 업계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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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5-23 14:13
  • 승인 2011.05.23 14:13
  • 호수 890
  • 4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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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의 새로운 타겟… “둘만 있을 때 남자가 늑대로”

세상에 외롭지 않은 싱글은 없다. 혼자라는 생각은 세상을 살면서 언제나 불현듯 찾아오고 그럴 때 마다 싱글은 눈물을 머금고 술잔을 기울인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애인 없는 싱글의 옆구리를 잠시나마 따뜻하게 데워주는 곳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애인대행 서비스’라 불리는 신개념 서비스 센터. 하지만 오랫동안 싱글로 지내온 남성들이 하루 동안의 데이트로 만족할 것이란 생각은 애인대행 서비스의 아르바이트 여성들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애인 대행 서비스란 말 그대로 애인이 없는 이들을 위해 시급을 받고 애인이 돼주는 서비스다. 하루 동안 애인이 돼주는 비용은 시간당 2만 원에서 일급 10만 원 정도.

지난 5일 기자의 수소문 끝에 만나게 된 회사원 부은종(33세가명)씨. 그는 지난주 애인 대행 서비스를 이용, 매주 전화로 “결혼 하라”는 압박을 넣는 아버지를 위해 깜짝 애인을 선보였다. 깜짝 애인은 즉석에서 살갑게 ‘아버님’을 연호했고, 아버지도 깜짝 애인을 ‘아가’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에 부씨는 “아버님을 속인 것 같아 죄송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아버님을 맘 편히 해드린 것 같아 만족 한다”고 밝혔다.


외로운 시대가 만들어낸 ‘그림자’

부씨 처럼 애인을 빌리는 법은 간단하다. 애인 대행 게시판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고른 후 연락을 취하면 되는 것. 스케줄을 맞추고 입금이 확인되면 애인 준비는 끝이다.

애인 대행 사이트의 홈페이지에는 애인 대행 말고도 하객대행, 가사대행 등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애인대행 서비스가 대세. 애인대행 게시판에는 아가씨들의 ‘증명사진’ 아래 자신의 상세한 신상이 기술되어 있다. 심지어 전화번호까지 공개되어 있다.

애인 대행 아르바이터는 대부분 20~30대의 평범한 여성. 이에 보통 애인 대행의 스킨십은 팔짱이나 어깨동무 정도가 무난하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애인’ 대행이므로 짓궂은 친구들과의 술자리 등에서는 서비스 강도의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고수익’ 앞에 ‘안전’은 필요 없어

여성 대행 게시판에는 호기심에 찾아온 네티즌들로 조회수가 높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잿밥에 관심 있는 남성들의 참여가 급격히 늘어서인지 ‘스킨쉽과 잠자리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부씨와 같이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내는 고객들은 극히 드물다는 이야기. 실제로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는 홍미선(29세가명)씨는 “‘성관계가 가능하냐’는 질문이 많고 둘만 있을 때 늑대로 돌변하는 남성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성폭력상담소의 한 관계자는 “애인 대행에는 여성의 주량까지 상세히 기술돼있어 대행을 가장한 범죄에 악용될 소지를 갖고 있다”며 “젊은 여성들이 쉽게 돈 벌수 있는 아르바이트로 생각했다가는 성폭행, 성희롱 등 성범죄의 희생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애인 대행업체 관계자는 “(우리는)회원의 제공된 자료에 대한 관리만 하고 있다. 단 둘이 만나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수 있겠는가”라며 성거래와는 별개임을 못 박았다.

그야말로 애인대행서비스가 성매매의 포주 역할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애인대행서비스의 아르바이트생 또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미명하에 그들의 안전에 대한 보장과 확답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어 자칫하면 커다란 사회문제를 야기 시킬 수도 있다.

[마이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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