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연휴…유커가 몰려온다
중국 최대 연휴…유커가 몰려온다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5-10-05 10:35
  • 승인 2015.10.05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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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옷…향수 사러 한국으로…”

▲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와 국경절을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4일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동안 중국인 해외여행 관광객수가 처음으로 4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는 한국, 일본, 대만, 태국 순이다. 중국인 관광객 즉 유커들이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이유는 쇼핑이고 그 중심엔 화장품이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관광을 즐기면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온 유커들도 상당히 많아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급감했던 유커(중국인 관광객·遊客)들이 중국 중추절에 이어 최대 명절인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다시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중국 국경절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약 2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63500명보다 30%가 늘어난 수치다. 이미 지난달 말 일평균 중국인 입국자 수도 23000명대로 5(19000)에 비해 완연히 회복했다.
 
중국인들이 관광지로 한국을 즐겨 찾는 이유는 드라마와 K-POP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한국산 화장품과 의류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명동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던 한 여성 중국인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에 직접 와보게 됐어요. 드라마에 나오는 것과 정말 같은지 보고 싶었거든요. 사극에 나오는 고궁에도 갔었는데 풍경이 아름답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즐거웠습니다며 활짝 웃었다.
 
여성의 경우는 특히 한국에서의 쇼핑이나 성형수술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 가깝고 치안이 잘 돼 있기 때문에 지내기 좋은 여행지로 꼽고 있다.
 
정부는 이번 달부터 열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국내 소비진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내 백화점 및 면세점 등은 연일 북적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경절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21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이미 지난달 말 일평균 중국인 입국자 수는 23000명대로 완연한 회복세를 기록했다.
 
특히 유커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국내 씀씀이도 급격히 커져 유통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유커의 입국자 수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그간 움츠러들었던 호텔에 이어 여행업계도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향후 5년간 1000만 유커시대가 도래해 30조원 매출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러한 유커들의 성장이 국내 내수시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주요 관광지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수는 총 430만 명으로 이는 유럽과 미국을 합한 수준인 460만 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상승률 평균은 32.9%로 집계됐다.
 
여행상품 품질저하로 재방문율
 
일각에서는 이 같은 유커 모시기에 유통업계의 전략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문화행사 결부, 저가상품 퇴출, 숙박 부족 해결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행사 10곳 중 4곳은 경쟁 심화로 인해 저가 상품을 다수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여행상품은 품질 저하로 유커들의 재방문율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는 게 대한상공회의소 측 지적이다.
 
국내 관광 인프라 부족도 지적됐다. 응답기업의 45.3%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서비스 저하가 우려된다'고 응답했고 45.3%유커를 겨우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 관광 인프라가 충분하다'는 의견은 9.4%에 그쳤다.
 
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전체 방문국 16개 가운데 14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재방문율도 25%에 불과했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유커 유치를 위한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 같은 폐단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 인구가 많아서 유커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 것이라며 한번 왔다가 무리한 쇼핑 강요 등으로 다시 찾지 않는 고객들도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휴양을 목적으로 제주도를 방문하는 유커들이 많고 서울은 쇼핑을 위해 방문한다서울에 존재하는 숙박업소 시설이 21만 명의 유커를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공연, 여행상품 품질 향상, 숙박 부족문제 해결 등이 이뤄져야 한다유커들 중 상위 1%에 있는 사람들은 쇼핑을 어차피 많이 한다. 향후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모든 유커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야 국내 관광업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형수술 위해 한국 원정
 
요즘 중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옌즈'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각각 얼굴과 수치를 뜻하는 단어들의 조합으로 외모를 평가한다'는 의미다. 중국의 젊은 여성들은 스스로 외모로 경쟁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신체적 매력을 높이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가꾸기 위해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거리낌 없이 대출도 받는다. 부모세대가 가족과 국가를 중시했다면 이들은 자신이 최우선이다. ‘현재를 즐기자가 모토이고, 직장도 개인적인 관심이나 호기심 때문에 다니는 이들이 많다. 친구보다 빨리 최신 트렌드를 알려 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나타내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 화장품에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자신을 꾸미는 데 최고의 제품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얼마 전 유커들이 많이 찾는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의 화장품 판매 직원은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어느 젊은 여성 유커가 어마어마한 양의 마스크 팩과 얼굴 크림을 사담아 간 것이다. 평생을 써도 다 못 쓸 것 같은 양이었다.
 
그녀는 이번이 아니면 앞으론 절대 못 살 것이라는 절박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여성들은 한국 화장품의 품질에 대한 신뢰가 매우 강해 한국에서의 직접 구매가 더없는 기회라는 것이다.
 
한국은 아직 쇼핑'성형수술'이 전부다. 유커들 사이에서도 쇼핑과 성형수술 등이 관심 키워드다. 한국에 오면 꼭 가봐야 할 곳은 다른 나라의 관광지에 비해 극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제주도 관광 결합, 운전면허큰 인기
 
최근 쇼핑, 관광을 위한 여행뿐 아니라 다른 목적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도 많아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운전면허취득이다.
 
중국의 신민만보(新民晩報)에 따르면 한때 한국 드라마 열풍에 이어 최근 몇 년간 한국을 찾아 운전면허증 시험을 보는 중국인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자 면제가 가능한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왜 중국인들이 제주도까지 와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중국에서는 운전면허 시험 프로세스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수십 년 동안 끊임없이 운전면허 시험을 간소화 해왔다. 심지어 일부 중국인들로부터 눈을 감고도 통과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리는 실정이다.
 
또한 비교적 느슨한 운전면허 시험 제도 외에도 비용이 적고 면허 취득 시간이 짧은 것도 중국인들이 제주도로 몰려드는 원인이다. 중국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보는 것과 비교할 경우 제주도에서 운전면허시험을 보면 그 비용이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며칠 내로 바로 취득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면허증을 취득하려면 통상 4천위안(75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특히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등 대도시의 경우 최고 126만원(7000위안)의 비용과 함께 적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제주도에서 면허증을 따면 그 절반인 약 40만 원이면 충분하다.
 
심지어, 최근 중국의 자동차 학원에서는 제주도 관광과 결합한 이른바 관광면허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면허증을 따는 돈이면 제주도에서 면허증을 따고 온 김에 관광까지 할 수 있다면서 “‘일거양득인데 누가 마다하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관영 차이나데일리의 지난 21일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上海)시 교통총국이 제주 등 한국에서 딴 운전면허증을 중국 면허증으로 바꿔주는 데 제한을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운전면허시험의 지름길을 막은 것이다. 상하이 시 교통총국은 한국 정부가 발급하는 외국인 등록증을 제공할 수 없을 경우 한국에서 획득한 운전면허증을 상하이 운전면허증으로 교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한 한국운전학원의 중국 대행업체는 위와 같은 조치는 아마 상하이에서 한국 여행을 오는 사람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상하이시 교통총국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운전면허시험을 본 10명 중 7명이 상하이에서 왔을 정도다. 이는 상하이의 운전면허시험이 엄격하고,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수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현상에 대해 한국의 일부 언론은 적지 않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국제적으로 한국 운전면허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에선 한국 면허를 깡통 면허라고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해 12,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단기 체류 중국인들의 한국 운전면허시험 응시자격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경찰은 현행 법률에 따르면 단기 체류 외국인에게 한국에서 운전면허시험을 보는 것을 금지할 수 있는 법률조항이 없다고 답했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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