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1996년 아사아 영화산업의 메카를 표방하며 탄생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스무 해를 맞으며 아시아대표 국제영화제로서 우뚝 섰다. 올해는 전 세계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출품됐고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 감독들이 레드카펫을 수놓았다. 또 이번 영화제에는 소피마르소 등 세계적 영화스타들도 방한할 예정이어서 성대한 성인식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0일까지 304편의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개막식에는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대표 감독들, 영화관계자 등 모두 200여 명이 참석해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스무 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특히 이날 새벽부터 부산지역에는 비와 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개막식이 임박해오자 모두 잦아들어 BIFF의 개막식을 더욱 화려하게 빛냈다.
서병수 조직위원장(부산시장)은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강풍, 바람을 뚫고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면서 “20번째를 맞아 성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만 영화인들, 영화 팬들 또 부산 시민들께서 열심히 도와주셨기 때문에 오늘이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 위원장은 또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를 뛰어넘는 세계적 영화제로서 발돋움을 할 기회를 맞이했다. 그동안 이렇게까지 부산국제영화제가 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레드카펫에는 개막식 사회자인 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정우성, 이정재, 황정민, 박성웅, 조재현, 전도연, 김호정, 신현준, 이순재, 김남길, 하지원, 문소리 등 스타배우들이 등장해 영화제 분위기를 띄웠고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인 실비아 창 감독,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허우샤오센 감독, 지아장커 감독 등 여러 해외 게스트뿐만 아니라 류승완, 이창동, 윤제균, 김기덕, 이준익, 김수용, 정지영 감독 등도 참석했다.
레드카펫의 마지막은 영화제 개막작 ‘주바안’을 연출한 모제즈 싱 감독과 배우 비키 카우샬, 리가브 차나나, 사라 제인 디아즈가 장식했다.
BIFF는 오는 10일까지 해운대와 남포도 일원 41개 스크린을 통해 총 11개 부문 75개국의 영화 304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아시아영화 100’ 등 특별 프로그램과 함께 스타로드 등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로 관객과 국내·외 영화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월드스타 소피마르소는 이번 영화제 상영작 중 월드 시네마 섹션 ‘제일버드’의 주연 배우로 공식 초청 받아 부산을 첫 방문했다. 그는 오는 9일 오픈토크와 10일 폐막식 등을 비롯해 프랑스 영화 관련 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품으로는 모제스 싱 감독의 장편 데뷔작 ‘주바안’이 선정돼 상영됐다. ‘주바안’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딜셰르’(비키 카우샬 분)가 성공을 꿈꾸며 인도의 대도시 델리로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주인공 딜셰르는 재벌 총수 휘하로 들어가 승승장구하지만 오빠를 잃은 뒤 자신만의 삶을 위해 음악에 몸을 바치는 ‘아미라’(사라 제인 디아즈 분)를 만나면서 자신이 지금껏 걸어온 길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는 이야기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제즈 싱 감독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건 비단 인도의 젊은이 혹은 한국의 젊은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모든 청년이 함께 겪는 고민”이라며 “이 영화에는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지만 관객이 정체성이라는 측면에서 영화를 보고 공감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BIFF 폐막작으로는 여성작가 거쉬핑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산이 울다’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중국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발생한 사망사고를 계기로 빚어지는 인간의 사랑과 질투를 담은 작품으로 이번 BIFF의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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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