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국정감사 낙제점…후반기 채점 결과는?
전반기 국정감사 낙제점…후반기 채점 결과는?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5-10-05 10:08
  • 승인 2015.10.05 10:08
  • 호수 1118
  • 3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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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올해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는 추석연휴를 전후로 1차와 2차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1차 국정감사는 지난 9월10일 시작해 같은 달 23일 마무리됐다. 2차 국정감사는 지난 1일 출발, 8일이 종료일이다. 앞선 1차 국정감사는 부실국정감사라는 평가가 높아 실망을 안겼다. 그렇다면 이번 2차 국정감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일요서울]이 들여다봤다.

1차 국감 파행 속 소모적 분쟁만 있어 맹비난 
2차 여·야 모두 민생 관련 쟁점 문제화 대작전

지난달 끝난 1차 국정감사는 ‘보여주기 식’, ‘망신주기 식’ 부실감사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국회의원 갑질 대회가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와 잡음을 만들기도 했다.

공무원노동조합은 국정감사 기간 중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가 피감대상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며 정치 이벤트식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소모적 국정감사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1차 국감 때 708개의 피감기관, 4175명의 증인과 참고인, 질의 자료 수만 장으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또 상황이 이쯤 되다 보니 낙제점을 받은 1차 국정감사와 2차 국정감사는 어떻게 다를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올해 국정감사의 초점은 당초 민생국감이었다.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인 만큼 여야 모두 국민이 원하는 국정감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다만 아직까진 2차 국정감사도 소모적인 분쟁만 가져왔다는 시각이 만연하다.

전국 27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NGO모니터단도 ‘형식적인 쭉정이 국감’이라며 올해 국정감사 중간 성적으로 D학점을 줬다. 모니터단은 “철저한 확인과 준비를 해야 함에도, 의원들이 국감현장에 불참하거나 부실하게 참여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국민을 배신하는 범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우선 경제 현안을 살펴보면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대·중소기업 상생 관련 유통 대기업 증인을 대거 채택해 이목이 집중된다. 해마다 이어지는 갑을논란부터 독점공급 등 문제가 대두된다.

누가 왔나

이들이 종합국감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오는 6일이다. 조영조 농협유통 대표,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 백수현 오뚜기 상무가 증인 출석한다. 이들 업체는 지난 6월 발표된 대기업 동반성장지수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던 터라 많은 질타가 예상된다.

또 오인환 포스코 부사장은 특정 선재업체 독점공급과 관련해 증인으로 나선다. 이호선 코오롱베니트 대표는 내부일감 몰아주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인수 관련, 박영배 코엑스몰 사장은 무역협회의 법인카드 과다 사용 등의 문제를 해명한다.

공기업 인사도 마찬가진데,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국회로부터 사퇴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실적 부풀리기 및 인베스트코리아 사장 임기 종료 후 사무실 등 특혜를 제공받았다는 이유로 증인 신청됐다.

그 외에도 박철규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김범규 부이사장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사청탁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돼 오는 8일 국정감사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원욱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가 원내대표 시절 자신의 인턴비서를 중진공에 취업하도록 청탁했다”고 주장했고, 최경환 부총리는 자료를 통해 “그런 적 없다”고 맞받아쳤다.

건설 관련 업체들도 줄줄이 소환이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주요 증인으로 박영식 대우건설 대표와 임병용 GS건설 대표, 최광철 SK건설 대표 등을 불렀다. 이들은 주로 건설 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해명해야 하는 처지다.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도 증인에 포함됐다. 아울러 이원익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이 증인이 됐고, 변창흠 SH공사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도 증인으로 채택, 각각 마곡지구 현안과 시흥시 장현보금자리지구 고압선 철탑 이전 등의 의견을 제시하게 될 전망이다.

폭스바겐그룹의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과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가 증인 출석한다.

석희철 롯데건설 건축사업본부장과 황한석 삼성물산 시빌사업부장(전무) 역시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 등과 관련한 싱크홀 문제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2차 국정 감사의 현안과 증인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 결국 이번 국정감사는 여·야 어느 쪽도 모든 쟁점을 관통하는 한방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후반기 2차 국정감사가 막바지임에도 비슷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한 방 있나

이는 내년 4월13일 열릴 20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이 여야 의원들의 공통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국정감사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오는 13일까지 선거구 획정을 끝낼 계획이어서 이러한 분위기가 깊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챙기기에 바빴고, 총선 준비에 벌써부터 국감 도중 자리를 뜨거나 구설에 오르는 언행 등을 보이는 형국이다. 준비 기간 역시 한달여 남짓해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도 있다.

한편 올해 낙제점에 가까운 국정감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1년 중 상임위원회마다 시기를 정해 국정감사를 하자는 상시국감이 대표적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증인 채택 실명제를 주장하고 있다. 매해 반복되는 ‘빈 껍데기’ 국정감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해묵은 관심거리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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